AI 스피커, 명령 두번이면 쇼핑 끝

결제수단·배송지 정보 입력하면 음성으로 주문·결제까지
네이버 클로바 프렌즈도 누구·기가지니 이어 음성 결제 서비스
인증 등 보안 장치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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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바, 생수 주문해줘." 인공지능(AI) 스피커에게 음성으로 주문을 요청하면 결제까지 일사천리로 해결되는 서비스가 본격 도입됐다.

15일 네이버에 따르면 회사 측은 이달 초 '클로바 프렌즈'와 '클로바 프렌즈 미니' 스피커에 음성 주문 서비스를 적용했다. 클로바 앱에서 음성주문 이용 약관에 동의한 후 결제수단과 배송지 등 정보를 설정해놓으면 나중에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이 기능을 추가하면서 '주문에서 결제까지' 한 번에 이루어지는 '편리함'을 구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음성으로 "휴지 주문해줘", "결제해줘"라는 명령 두 번만 내리면 구매가 완료된다. 현재는 시범서비스 단계로 구입 가능한 제품은 생수, 라면, 즉석밥, 휴지, 세제 등 9개 품목으로 제한돼있다. 각 제품마다 브랜드나 묶음 등도 미리 정해져 있는 것만 주문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금은 가장 단순화ㆍ간소화된 서비스로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향후 주문 가능한 품목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국내 AI스피커 음성 주문ㆍ결제 서비스는 초기단계로, 특정 브랜드의 제품명으로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업체들도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추천ㆍ재구매 기능을 추가해 주문ㆍ결제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지난 주에 샀던 생수' 또는 '저번에 샀던 라면' 같은 질의를 이해하게 되면 음성으로 주문할 수 있는 품목을 크게 늘릴 수 있다.

클로바 프렌즈 미니

클로바 프렌즈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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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의 AI 스피커들은 자체 또는 외부 커머스 플랫폼과 연동해 음성 결제를 지원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3월 11번가의 추천 상품과 추천도서에 한해 '누구' 스피커를 통해 음성으로 주문ㆍ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KT는 '기가지니'를 통해 K쇼핑의 상품을 음성으로 결제할 수 있는 '기가지니 추천쇼핑'을 지난 3월 출시했다. 또 이베이ㆍ롯데닷컴과 제휴해 음성 쇼핑 기능도 선보일 계획이다.

우나민 BC카드 디지털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들어 IT기기를 활용한 간편쇼핑이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AI 플랫폼이 구매 제품을 예측해 제안하거나 자동 재구매하는 쇼핑 행태가 이뤄지고 있다"며 "스피커뿐 아니라 사물인터넷 기기를 통해 상품 탐색이나 구매결정, 결제수단 선택 행위 없이 자연스러운 쇼핑이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소비 행태의 보편화는 결제 과정에서의 보안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자의 자녀가 실수로 주문하거나 TV 소음을 주문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KT는 '내 목소리로 인증'이라고 말하면 본인 확인ㆍ결제 인증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했다. 그러나 아직 화자 인식 기능을 적용하지 않은 스피커가 많고, 화자 식별 외 본인을 인증할 장치도 마련돼있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자 인식만으로는 보안 수준이 낮아 비밀번호를 추가하는 등 보안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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