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경영컨설팅업체 리휠 조사결과1GB당 요금은 한국이 두 번째로 비싸한국 14유로·핀란드 0.2유로…약 70배4개 이통시장이 3개 시장에 비해 저렴국내 이통사 "조사 타당성·신뢰성 의문"
한국의 4G LTE 데이터통신 비용이 해외 주요국들에 비해 최소 수십배 가량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0유로(약 3만9000원)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의 데이터 기본 제공량을 비교해보면, 프랑스는 120기가바이트(GB)를 제공했지만 한국은 1GB에 불과했다. 네덜란드, 핀란드, 슬로바키아, 에스토니아 등은 데이터가 무제한으로 제공됐다. 또 4개 이통사가 경쟁하는 시장이 3개 경쟁시장보다 데이터 요금도 저렴했다.핀란드의 국제 경영컨설팅업체 리휠(Rewheel)은 최근 '국가별 4G 가격 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기준 41개국 내 최소 무료통화 1000분과 고화질(HD) 영상용 초당 3메가비트(MB) 데이터를 제공하는 4G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요금제를 기준으로 조사했다.
한국은 30유로(3만9000원)로 이용 가능한 4G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1GB를 기록, 41개국 중 39위에 그쳤다. 30유로 이하로는 데이터 제공이 아예 없는 그리스와 몰타를 제외하면 가장 비쌌다.
30유로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한 나라는 10개국이었다. 불가리아, 네덜란드, 핀란드, 크로아티아, 스위스,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덴마크, 에스토니아였다.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스웨덴, 폴란드 등 6개국은 100GB 이상을 제공했다.
30유로로 이용할 수 있는 4G LTE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 좌측 빨간 네모칸이 한국. <사진:Rewheel 보고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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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휠은 "4개의 이통사가 경쟁하는 나라가, 3개 이통사를 보유한 나라보다 요금도 더 저렴했다"고 밝혔다.
4개 이통사가 있는 시장에서는 똑같은 20유로로 3개 이통사 시장에 비해 3배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30유로로는 2배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었다.
리휠은 "3개 이통사가 있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4개 이통사가 있는 프랑스에 비해, 50GB 데이터를 더 이용하기 위해 3~4개의 비용을 더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1GB당 요금도 조사했다.
한국은 1GB당 13.9유로(1만8000원)로, 조사대상 41개국 중 두 번째로 비쌌다. 가장 비싼 나라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핀란드는 0.2유로(258원)로 가장 저렴했다.
핀란드와 한국의 1GB당 요금격차는 기존 45배에서 70배로 벌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발표된 조사때보다 한국은 0.5유로 더 오른 반면, 핀란드는 0.1유로 내렸다.
캐나다는 9.6유로(1만2300원)로 3위였으며, 미국이 7유로(9000원)로 5위였다.
리휠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한국과 캐나다, 미국의 데이터 비용은 다른 나라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지적했다.
이 업체는 "한국·캐나다·미국 등의 데이터 중간가격(전체 표본 중)은 프랑스의 4개 이통사 중간가격인 0.8유로에 비해서도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1GB 당 요금 비교. 좌측 파란칸이 한국. <사진=Rewheel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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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조사결과의 신뢰성은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리휠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인프라환경과 품질 등은 물론 선택약정할인제도, 알뜰폰 등 제도적 환경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또 리휠은 중간값 방식으로 국가별 요금을 비교하고 있는데 이 역시 오해를 낳는다고 지적한다. 나라마다 출시된 요금제의 수와 금액에 따라 중간값의 편차가 크다는 것이다.
리휠이 1000분 이상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기준으로 한 것도 문제라고 보고 있다. 한국은 음성통화가 기본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데이터중심요금제가 보편화돼 있는데, 리휠의 보고서는 이런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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