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이기민 수습기자, 김지희 수습기자] 지난해 8월부터 서울의 한 외국인학교에서 교사를 시작한 캐나다인 C교사는 한국 배달시스템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미혼인 C씨는 "가족이 없어 아플 때 음식 해먹기가 힘든데 한국에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각종 음식뿐 아니라 커피나 디저트까지도 배달을 해주고 심지어 문구류까지도 집에서 받을 수 있어 혼자 살아도 불편이 없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하지만 배달앱시장의 성장과 함께 신규 업체 진입이 잇따르면서 업계 내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업체들은 시장 선점을 위해 변신에 나서고 있다. 안정성 및 신뢰도 향상이라는 기본 전략에 충실하는 한편 품목 다변화, 배달망 확대 등 새로운 시도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최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지난해 발표한 '배달 O2O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배달앱 서비스를 통한 국내 배달음식 거래액은 향후 12조~14조원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앱 다운로드 수 대비 활성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배달앱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배달앱시장 선점을 위해 업체들은 '차별화'에 방점을 찍고 있다. 먼저 '다변화 전략'은 배달앱 업체들의 주력 품목인 음식시장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눈에 띄게 확대된 분야로는 가정간편식(HMR)이 꼽힌다.
배민 프레시로 출발해 지난해 브랜드명을 변경한 '배민찬'은 새벽배송으로 반찬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사업 초기인 2015년에는 신선식품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반찬에 집중하는 형태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해에는 배송업체인 CJ대한통운이 간편식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며 경쟁에 합류하기도 했다.
음식류에만 편중된 배달 품목을 다양화하려는 시도도 있다. 배달통은 '생활편의'라는 별도 카테고리를 통해 꽃, 문구류, 편의점 물품 등 배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역 구석구석으로 배달망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최근 배달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다. 업체들은 배달음식점 중심의 플랫폼에서 나아가 배달을 하지 않던 지역 음식점까지 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2015년 시작한 배민 라이더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개인 음식점에서 배달원을 상시 고용하는 대신 주문이 들어올 경우 배민 라이더스의 라이더를 통해 배달하는 방식이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프랜차이즈가 아닌 동네 맛집까지 배달이 가능해진 셈이다. 시행 초기 강남, 송파, 관악 등지에서 제한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었던 배민 라이더스는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 지역으로 서비스가 확대됐다.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 역시 지난해 9월 배달 대행업체 푸드플라이를 인수하면서 이러한 흐름에 합류했다. 알지피코리아 관계자는 "푸드플라이 인수를 시작으로 배달음식점과 주문자를 연결하던 종전 서비스에 배달하지 않는 음식점을 포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이기민 수습기자 victor.lee@asiae.co.kr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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