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 회장 특명 "고객 경험을 혁신하라"

성장 위해 '고객 경험 혁신 카드' 꺼내
데이터 디지털 활용도 강조
유커넥과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계획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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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성장을 위한 카드로 '고객 경험 혁신'을 꺼내들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최근 정기조회에서 "고객을 일반적으로 구매자라는 관점으로 봤는데 지금은 달라졌다"며 "고객은 더는 물건을 사는 사람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르네 데카르트의 명제를 패러디해 고객을 정의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나는 구매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나는 사용한다, 고로 존재한다' '나는 경험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이 고객을 나타내는 데 더 적합한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고객 간 소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고객 간의 소통이 더 중요하게 떠올랐다"며 "칸 광고제에서 대상을 받는 것보다도 고객들의 평점을 잘 받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다.

특히 구매 이후의 과정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했다. 서 회장은 "고객 인게이지먼트(관계ㆍ참여)의 방식들도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고객이 물건을 구매할 때까지의 과정도 신경써야 하지만 이제는 구매 이후의 과정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며 "지금 고객은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고 나아가 정보를 스스로 만들어 여기저기 보내는 것까지 가능해져 구매자로서의 고객이 경험자, 사용자로서의 고객으로 완연하게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와 인터넷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예로 들기도 했다. 서 회장은 "에어비앤비는 이틀 묵으면 하루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식의 프로모션과는 다소 다른 관점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며 "축제를 만끽하고 싶은 사람, 맛집을 투어하고 싶은 사람, 좋은 풍경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에어비앤비를 찾을 수 있도록 이야기 해 고객의 경험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인플루언서들의 구매 후기와 같은 것들이 고객에게는 새로운 경험으로 전달되고 있다"면서 "우리 역시 고객 경험의 방식들을 고민하고 정비해야 하며 계속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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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혁신 상품의 개발과 디지털의 활용도 강조했다. 고객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새 방식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그는 최근 유커넥과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유커넥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유튜버) 등 1인 방송 공급자와 광고주 간의 마케팅을 연결해 주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마케팅 플랫폼이다. 온라인에서 간편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은 뷰티 크리에이터를 육성ㆍ지원하고 이들과의 장기적 관점의 파트너 프로그램을 통해 K 뷰티 콘텐츠 영향력과 국내 MCN 산업의 성장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들과 상품화 계획의 다양한 협업도 기획하고 있다. 이들이 만든 콘텐츠는 아모레퍼시픽 공식몰 'AP몰'과 크리에이터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 공개할 예정이다. 데이터 성과 분석, IT 인프라 기술 개발 등으로 크리에이터와 AP몰의 동반 성장도 꾀한다. 이를 위해 최근 '디지털전략유닛'이라는 조직도 신설했다. 이커머스 전문가인 박종만 전 캠프모바일 대표를 유닛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우리 존재 이유는 고객을 기쁘고 아름답게 하는 것으로 고객이 빨리 변하면 우리는 그들보다 더 빠르게 뛰어야 한다"며 "성장의 아픔은 뜨거운 열정과 팀워크로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직원들에 당부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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