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도 미흡한 건설현장 대책… 물 뿌리고 마스크만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계속되는 미세먼지로 봄철을 맞아 작업 속도를 높여야하는 건설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의 사업장은 미세먼지 수준과 상관없이 예정대로 공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현장 근로자들의 보호 대책은 다소 미흡한 상황이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서울 전역의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일부 건설현장은 평소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장이 미세먼지나 황사에 대한 기본적인 행동 요령은 있지만 작업 시간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등의 세부 조치안은 마련되지 않았다.A건설사의 경우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를 현장 근로자들에게 나눠주거나 보호 안경, 소매가 긴 작업복 등을 착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다른 대형 건설사인 B사도 다르지 않다. 현장 대책으로 마련된 지침을 살펴보면 살수차를 추가 동원하고 세륜 철저 및 먼지 발생 작업 최소화 등의 조치만을 준비했다. 경기권에서 대규모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C사도 마찬가지다. 마스크 지급, 물 청소, 근로자에 대한 교육 등의 프로그램만 만든 상태다.

그나마 서울시 등 공공기관의 단속은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악화될 경우 초미세먼지(PM-2.5)의 발생 원인으로 꼽히는 비산먼지에 대한 집중 단속을 추진하고 있다. 철거·굴토작업이 진행 중인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30여개소에 대해 집중 점검단속을 실시하는 것으로 자치구는 관내 1만㎡ 이상 대형사업장 460개소를 점검한다. 점검 결과 위반사항이 적발되면 조치이행명령, 공사 중지 등 행정조치를 추진한다. 위반정도가 심할 경우 3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장기적으로는 공공공사 현장에 대해 일시적 작업 중단과 같은 조치도 내려질 예정이다. 현재 환경부는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질 경우 공공기관 건설공사장은 공사를 단축하거나 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 현장의 경우 아직은 세부적인 미세먼지 대응 조치 등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관리 감독 기관과 현장 근로자들의 상황에 맞춰 관련 행동 요령을 만들어 가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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