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투자자들 "주식시장 피크 지났다"…'버블 직전단계'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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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거침없이 달려오던 미국 증시가 최고점을 찍고 꺾였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상승을 점친 통화정책회의(FOMC) 의사록을 공개한 가운데, 앞으로는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서 증시가 침체 시기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리서치회사인 프리킨은 "투자자의 45%가 지난해 주식시장이 최고치를 찍었다고 생각하며, 5% 가량은 이미 경기 침체 국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중 헤지펀드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헤지펀드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프리킨은 보고서에서 "헤지펀드 비중을 높일 투자자들의 비율은 5년래 최고치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상황이 버블 직전 단계라는 분석도 나왔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설립자 레이 달리오는 이날 하버드케네디스쿨에서 "최근 미국이 거품 이전 단계에 접어들면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상황이 거품이 붕괴되기 직전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브리지워터는 1600억달러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펀드를 운영하는 회사다.앞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은 70%로 봤다. 금리 인하로 인한 경기 확장세가 끝나면 이론적으로 경제 수축기는 두 분기 정도로 예상된다. 그러나 많은 경제학자들은 실제로 경제 수축기에 접어들 경우 수달간 침체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달리오는 최근에도 "앞으로 18~24개월간 경기 침체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상화 과정에서 통화정책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월가는 Fed의 금리인상 속도 가속화를 우려하고 있다. 이는 채권가격 하락과 증시 하락을 동시에 부추길 수 있다. 실제로 전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90% 수준까지 올랐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특히 최근에는 채권 가격이 일정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 나오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증시 하락 폭이 크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UBS의 아트 카신 증권거래소 담당 국장은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가 일종의 저항선"이라며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3%를 넘어서는 순간 빠른 속도로 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카신은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고도 전했다. 채권 자경단이란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국채를 매도하는 투자자들을 뜻하며, 지난 1984년 경제학자 에드 야데니가 만든 용어다.

Fed의 통화정책 긴축에 항의하는 투자자가 채권금리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려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자경단이 마지막으로 크게 활약했던 것은 지난 클린턴 행정부 때로, 당시 채권시장의 매도세로 빌 클린턴 대통령은 예산 안건의 지출 정도를 낮춘 바 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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