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통화정책 디커플링 나타나나

韓, 실업률·취업자수 뒷걸음질·저물가 현재진행형
美인상속도 높이는데…한은, 금리인상 '속도조절' 무게 실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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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조은임 기자]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가팔라지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속도조절'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업률과 취업자수가 주요 선진국과는 반대로 뒷걸음질 치고 있고, 저물가 미스터리 또한 현재진행형이다.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한국은행은 금리역전을 우려하는 시장과 고용ㆍ물가지표 사이에서 고민을 더해가는 모습이다.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우리니라의 경우 수요측면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서비스업과 제조업 생산은 각각 전년대비 2.5%, 4.2% 증가했지만 신규 일자리 증가율은 1.1%, -0.3%로 저조했다. 노무라(Nomura)는 "생산과 고용간 선순환이 더디게 나타나면서 임금상승을 통한 물가로의 파급효과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를 결정짓는 한은 금융통화위원들 사이에서도 저조한 고용상황은 고민거리다. 지난달 개최된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최근에는 실업률이 정체돼 있는 가운데 취업자수 증가폭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와 주요 선진국 간 실업률, 취업자수의 차별화 양상 등을 감안해 고용시장의 여건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물가상승률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부터 1%대 상승률에 머물며 정부의 물가안정 기대치인 2%에 한참 부족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 한은 금통위원들은 물가 상승 압력이 뚜렷하지 않아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해 말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아 추가 금리인상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낮은 물가상승률은 향후 통화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상당한 고민거리"라며 "2월 금통위에서도 물가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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