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속초 롯데리조트에 상주하며 개막부터 폐막까지 지키려 했지만 구속 수감 이후 돌아가지 못해… 국제 스포츠 외교 큰 그림도 무산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구속수감되며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그렸던 민간 스포츠 외교 활동도 완전히 중단됐다.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는 신 회장은 지난 9일 올림픽 개막을 시작으로 오는 25일 폐막식 때까지 롯데 속초리조트에 머물며 올림픽을 지원할 계획이었다.19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평창 지역의 롯데그룹 인원들은 현재 전부다 철수 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과 미팅 일정을 조율 중이었던 각 국가 스키협회 고위 관계자들은 "어떻게 된 일이냐"며 대한스키협회로
문의를 쏟아내고 있다.신 회장은 알파인스키와 스키점프, 스노보드, 모글, 크로스컨트리 등의 경기를 직접 참관하고 현지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스키연맹(FIS)를 만나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치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관련 1심 선고공판 이후 구속수감되며 평창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국제 스포츠 외교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14일 국제스키연맹 만찬 취소 이후에도 국제스키협회장이나 각국 카운슬과 만남 일정을 잡고 있었는데 모든 걸 중단하게 됐다"며 "손님들을 초대했는데 주인이 집을 비우게 된 격이라 해외 귀빈들도 상당히 의아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신 회장은 지난달에는 10대 기업 회장 가운데 처음으로 성화봉송 주자로 뒬 정도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대한스키협회로부터 매달 업무보고를 받는 등 회사 업무 못지 않게 협회 활동도 면밀히 챙겼으며 올림픽 전에도 강원 평창·정선 일대 스키 경기장을 방문해 대회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롯데그룹은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후원사도 자처했었다. 올림픽 기념상품 공식 판매처 역할을 맡아 백화점은 물론 면세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 전국 유통채널과 공항, 주요철도역 등에 올림픽 공식스토어를 운영하며 투자에 나섰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전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냈던 롱패딩과 스니커즈, 백팩 등 평창 관련 상품도 롯데백화점이 기획 판매했다.
신 회장 구속 이후 스키 선수·코치진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대한스키협회 관계자는 "신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가 기존처럼 제대로 되겠느냐는 여론이 대부분"이라며 "내부에선 신 회장이 스키협회를 맡기 전인 4년 전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스키협회에 100억원 이상 지원을 하기로 한 바 있다. 신 회장이 대한스키협회를 맡으며 실력 있는 지도자가 합류했고 해외 전지훈련, 선수 포상을 늘리는 등 각종 지원도 대폭 늘어났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