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IT업계의 대표적인 브랜딩·마케팅 전략가로 꼽히는 조수용 카카오 신임 대표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힘을 합한다. 각자의 전문 분야를 살려 '푸드 매거진'이라는 새로운 장르 개척에 나선 것이다. 10년 전 네이버에서 함께 근무했던 두 사람의 협업이라 업계에 관심을 모은다. 조 대표는 JOH를 창업해 브랜드 매거진이라는 영역을 개척했고,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을 푸드테크 1위 기업으로 키웠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배달의민족이 카카오와 협력을 확대할 지도 관심거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가 창업한 JOH와 배달의민족은 음식을 주제로 한 브랜드 매거진 '매거진F(가칭)'를 창간하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달 중 창간호가 출간된다. 매거진 콘셉트나 주제는 배달의민족이 잡고, 편집과 제작은 JOH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새로운 콘셉트의 매거진 창간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표면적으로는 배달의민족과 JOH가 협업하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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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연결고리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JOH의 지분 45.5%는 카카오의 투자 전문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카카오와 배달의민족이 협업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한다. 카카오와 배달의민족은 챗봇·핀테크·AI(인공지능) 등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다양하다.흥미로운 점은 양사가 가까워질수록 제3자인 '네이버'와의 관계설정이 애매해진다는 것이다. 애초 배달의민족과 파트너십을 강화해온 것은 카카오가 아니라 네이버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배달의민족에 350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 AI 스피커에 탑재된 음식주문 서비스를 배달의민족이 제공한다. 카카오는 AI 스피커 등 분야에서 네이버와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다.
조 대표와 김 대표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네이버에서 함께 근무했다. 조 대표가 네이버 디자인 총괄 부문장을 지낼 때 김 대표는 디자이너였다. 나이는 조 대표가 두 살 더 많다. 조 대표는 매거진B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 SNS에서도 매거진B와 관련된 소식들을 자주 업로드한다. 김 대표 역시 배달의민족 브랜드 전략을 진두지휘 해왔고, 이번 매거진F 창간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가 창업한 JOH는 지난 2011년부터 매월 하나의 브랜드를 주제로 다루는 '매거진B'를 발행해왔다. 매거진B는 무인양품, 이케아, 넷플릭스 등 브랜드 철학과 역사·감성 등을 소개하는 잡지로 광고를 게재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JOH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매거진F는 매거진B의 번외 버전으로 격월마다 출간된다. 특정 음식을 주제로 음식·사람에 대한 콘텐츠를 다룰 예정이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1위 배달 앱 서비스다. 김 대표는 배달의민족을 국내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앞세워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문구류 '배민문방구'와 글꼴 '배민서체'를 제작하거나 배민신춘문예, 치믈리에 자격시험 같은 이벤트를 개최하면서 브랜드 자체 팬덤을 형성해왔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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