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투자유치 위해 '年100억' 장담…이젠 月100억 회사로 성장"

'스타트업 신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차기 스타트업 주자와 대담…장병규 前본엔젤스 대표 참석

(왼쪽부터)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왼쪽부터)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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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투자자가 5년 매출계획을 내라고 해서 100억이라 했다. 그게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숫자였다. 7년이 흘렀다. 지금은 1년이 아니라 1달에 100억씩 번다."국내 스타트업 업계의 입지전적 인물로 꼽히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1일 서울 공유오피스 위워크(wework)에서 마련된 '장병규와 김봉진, 스타트업 한국을 말한다'란 주제로 열린 대담에서 '사업 가능성을 어떻게 가늠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당시 김 대표의 사업 가능성을 알아보고 우아한형제들에 초기 투자를 집행한 사람이 바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당시 본앤젤스 대표)이다.

'배달의민족'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1년 설립됐다. 2016년 850억원 매출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이의 두 배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그야말로 '스타트업 신화'를 일궈냈다.

당시 주변에선 네이버 출신인 김 대표에게 '왜 좋은 회사 나와서 짜장면 배달하려 하냐. 시장이 작아 안 될 것 같다'는 쓴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김 대표는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우리 사업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고, 그 결과 음식과 기술을 결합한 '푸드테크'란 용어를 처음으로 쓰게 됐다"고 말했다.이날 대담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관계자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김 대표와 장 위원장이 자신의 성공경험을 공유했다. 장 위원장은 투자업계를 향해 "모든 사람이 '다 잘 된다'고 말하는 사업은 대체로 실패하거나 평타를 치는데, 스타트업에게 평타는 곧 실패나 마찬가지"라며 "트렌드에 편승하는 것이 그래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8~9명이 안 된다고 하는데 1~2명이 믿어주는 아이디어가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비전은 소수에게만 보인다'는 점을 명심해 일단 투자할 때는 0.1%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규제혁신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카풀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김태호 풀러스 대표는 "일괄적으로 규제를 해소하는 규제 샌드박스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규제완화 특별법 제정이 어렵다면, 현행법 아래 기존 사업에 대한 피해를 가늠하고 기대 가치를 측정할 시간이라도 벌도록 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장 위원장은 "현재로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각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규제혁신해커톤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답했다.

이날 대담회를 주최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00여개 스타트업이 모여 만든 공동체다. 김 대표가 초대 의장을 맡았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올해 상반기 중 법인으로 전환한 뒤 연내 1000개 스타트업 회원사를 모으는 것이 목표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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