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114.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
50~60대 베이비 시터 부족에 대학생 시터 플랫폼 운영
10월부터 일반인으로 확대
내년엔 B2B 시장 진출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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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직장생활을 할 때 일과 가정,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일하다 아이 때문에 눈물 훔치는 직장맘 선배들도 많이 봤어요. 누군가 해결해주겠지 하다가는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일과 가정'을 균형 있게 유지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이를 키우며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은 가족에게 아이를 맡기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직장을 포기한다. 정지예 맘편한세상 대표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꿈꾸던 직장인이었다. 원하는 삶을 찾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코오롱F&C로 이직했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정 대표는 미래의 자신을 위해, 육아 문제로 고민하는 여성들을 위해 '맘시터'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정지예 대표는 "정책이 아무리 개선돼도 메울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지금까지 일대일 돌봄시장 의존도가 높은데, 민간에서도 시장을 키워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자녀를 키우는 미래를 꿈꿔왔기에 내가 직접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5월 맘편한세상 법인을 설립하고 9월부터 맘시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맘시터는 유아나 어린이를 돌봐줄 대학생 시터와 부모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베이비시터들이 50~60대로 한정돼 있다 보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정 대표는 연령대를 낮춰 신분이 보장되면서도 어린이들을 잘 돌봐줄 수 있는 '대학생 시터' 플랫폼을 만들었다. 등ㆍ하원이나 책 읽어주기 등 원하는 활동을 고르면 지역이나 근무시간 등 조건에 맞는 대학생 시터를 찾을 수 있다. 정 대표는 "베이비시터시장의 인력이 50~60대이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하고 엄마들이 돈을 주면서도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신생아를 돌보려면 경험이 필요하지만 어린이들은 놀아야 하는 시기이고,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대학생들에게도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맘시터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맘시터는 구인ㆍ구직 플랫폼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된다. 일하고 싶은 대학생 시터가 프로필을 올리면 부모 회원이 시터에게 연락할 수 있다. 부모 회원은 이용권을 구입해 연락처를 확인한 후 신청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대학생 시터는 자신의 전공이나 특기, 경험, 지역에 따라 원하는 시급을 설정할 수 있다. 재학증명서와 건강진단결과서를 제출하고, 인성검사도 받는다. 현재 맘시터에 등록된 시터는 1만2000명, 활동 중인 시터는 약 2000명이다. 부모 회원 수는 1900명이다.
정 대표는 오는 10월부터 시터 회원을 일반인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경력단절여성이나 주부, 어린이집ㆍ유치원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시터로 활동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육아 경험이 있는 여성 시터들을 늘려 플랫폼을 키우고 더 많은 부모가 자녀를 맡길 수 있게 된다. 내년부터는 기업에서도 맘시터 서비스를 직원 복지에 활용할 수 있도록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더 많은 분이 맘시터로 가입해 일자리를 찾고 부모들은 더 다양하면서도 전문적인 선생님과 만날 수 있어 시장이 10배는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내년부터는 B2B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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