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대학평가 조작 '국제망신'

자료 조작으로 세계대학 순위서 빠져
교수協, 총장단 사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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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중앙대학교가 외국 기관의 세계 대학평가 과정에서 자료를 조작한 사실과 관련해 교수와 학생들이 학교 측에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학벌주의를 부추기고 서열화를 조장하는 대학평가에서 비롯됐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고오 있다.이번 파문은 지난 8일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발표한 올해 세계 대학 순위에서 중앙대가 빠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2015년 세계 461위, 2016년 386위로 무려 75위나 껑충 뛰었던 중앙대가 올해는 순위표에서 아예 제외됐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것은 평가지표 가운데 하나인 '졸업생 평판도(employer peer review)' 부문이다. 이 설문은 대학이 아닌 기업체 인사 담당자가 직접 답해야 하지만, 중앙대 자체 조사 결과 교직원이 설문을 작성해 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고, 이에 따라 QS는 중앙대에 대해 '순위권 제외' 판정을 내렸다.

대학 측은 담당 실무자 징계를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교수협의회는 이번 사태가 개인의 우발적 일탈 행위가 아닌, 대학 본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수협의회는 "학교가 대학평가 담당 실무자 개인의 일탈 행위로 규정하고, 기획처장과 평가팀장에게 책임을 지워 꼬리자르기 식의 마무리를 시도하고 있다"며 총장단의 사퇴를 요구하고 진상조사위원회도 구성했다.이들은 또 줄세우기식 대학 순위 평가의 근본적인 문제점도 지적했다. 교수협의회는 "이번 일은 중앙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간 교육부와 언론사의 줄 세우기식 대학평가의 문제"라며 "나아가 자본논리의 무한경쟁을 숭배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로부터 파생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중앙대 총학생회 측도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인해 학교가 쌓아온 신뢰와 학교 발전을 위한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며 "실무자와 관리자가 책임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비도덕인 일에 관련자 모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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