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111. 김창수 원더스 대표
단일가 배송 서비스 1년…월 주문량 4만5000건
올해 경기도 권역까지 확대 목표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원더스는 서울을 중심으로 단일가 퀵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원더스를 창업한 김창수 대표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거친 후 2015년 창업했다. SK텔레콤에서는 브랜드 경험 디자인 팀에서 근무하면서 대리점을 기획하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다. 그는 대리점에 인쇄물을 배송할 때 퀵 서비스를 자주 사용했는데, 퀵 서비스 시장이 큰 데 비해 낙후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체감해 창업에 나섰다.
본격적인 서비스 기획에 앞서 김 대표는 퀵 서비스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두 달간 퀵서비스와 택배 배송 일을 했다. 택배 배송 기사들을 따라다니며 물류창고에서 고객에게 배송되는 과정을 몸소 체험했다. 일반적으로 택배는 부피가 큰 상품을 취급하지만, 시계나 악세서리 같은 패션 잡화나 의류처럼 부피가 작지만 고부가가치 상품들이 택배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김 대표는 '단일가 배송'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일반적으로 택배와 달리 퀵서비스는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원더스는 배송할 물건이 가로, 세로, 높이 각각 30cm 이하인 제품에 한해 3시간 이내 5000원의 '단일가 배송'을 도입했다.
원더스는 택배 같은 요금제는 물론 배송 시스템도 비슷하게 구축했다. 배송물을 권역별로 모으고 중앙 물류기지에서 다시 권역별 거점 물류기지로 배송물을 분배한다. 예를 들어 강남역에서 마포로 배송해야하는 물건이 있으면 라이더가 강남역에서 제품을 받아 권역 강남 물류기지까지 가져온다. 강남에서 마포 물류기지로 이동하는 배송물건들을 모아 65세 이상 노인들이 지하철로 배송해준다. 이를 받아 최종 목적지로 옮기는 것은 마포 지역이라이더가 맡는 식이다.
원더스는 월 평균 1만5000여건의 주문을 소화하다 최근 렌즈배송업체 '바른배송'을 인수, 전체 주문량이 4만5000건으로 늘었다. SK텔레콤의 휴대폰 배송, CJ헬로비전의 유심칩 배송, LG유플러스의 중고폰 수거가 주요 업무다. 한진택배와도 제휴를 맺고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 대표는 "서울 전역을 다니는 일반 퀵과 달리 원더스는 한 건을 처리하기 위해 최소 3명이 이동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고정급을 지급하고 있다"며 "일당을 받기 위해 쫓기듯 배송하면 사고가 많이 생기는데 정해진 구역에서만 배송하기 때문에 기사들의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고용의 질 부문에서도 앞서가는 문화를 정착시킨 셈이다.
원더스는 현재 서울에서만 서비스중이며, 연내 경기도권역까지 배달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전국으로 확대하고 이커머스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배송 물량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자동배차 등 배송시스템이 갖춰진 후 사업 확장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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