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전 일상이 된 '1일1팩' 시대
그 뒤엔 글로벌 발품 있었다
메디힐 '쓰담쓰담' 광고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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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1일1팩' 트렌드와 함께 급성장 중인 한국산 마스크팩이 탄탄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내국인은 물론 해외에서도 러브콜을 받으며 K-뷰티 대표주자가 자리매김했다.
마스크팩 시장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창업주들의 발품이 한몫했다. 자사 우수 제품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연일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K-마스크팩 홍보대사를 자처하고 있는 것. 국내 대표 마스크팩 브랜드인 메디힐(엘앤피코스메틱), SNP(에스디생명공학), 리더스(리더스코스메틱) 창업주들의 출장가방 속을 들여다봤다.
'써보면 반하고 다시 찾는다'
파트너사는 물론 현지인에게 선물
◆메디힐 제품 가득…"국가ㆍ브랜드 이해가 우선"=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의 출장 가방에는 메디힐 대표제품부터 신제품까지 하나 가득 담겨 있다. 그는 '써보면 제품력에 반하고, 다시 찾게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파트너는 물론 출장 중 만나는 현지인들에게 자사 제품을 선물한다.
해외로 나갈 때는 지역전문가 실무진도 꼭 동반한다. 바이어와의 미팅 전 현지의 문화, 비즈니스 매너 등에 대해 숙지하기 위해서다. 권 회장은 "중국에서는 수분 관련 마스크팩의 선호도가 강한 편이고, 동남아 국가에서는 미백 제품 선호도가 높고, 부분별 패치류는 국가별로 원하는 부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출장 국가의 문화와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우리 제품에 대한 강점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듯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권 회장은 "통역 인력 섭외 시 사전에 브랜드에 대한 설명을 한 후 통역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 제품을 써보고, 알아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통역이 되고, 현지어로도 잘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역가가 우리 브랜드 팬인 경우도 있었다"며 뿌듯해했다. 일본 시장도 사전 시장조사 덕분에 개척할 수 있었다. 권 회장은 "일본 마스크팩은 고가 화장품 브랜드 제품이거나, 티슈처럼 뽑아 쓰는 저렴한 팩만 존재했다"며 "메디힐 마스크팩이 현지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느꼈고, 현지화한 제품들을 일본에 선보이게 된 계기가 됐다"고 소개했다.
미개척 시장 '중동'에 관심
히잡 속 얼굴…집중 공략한다
◆자기개발ㆍ경영 서적 속에 길 있다=박설웅 에스디생명공학 대표는 출장 때마다 자기개발ㆍ경영 관련 도서를 꼭 챙긴다. 박 대표는 "출장일정이 잡히면 평소 바쁜 일정 탓에 읽지 못했던 책을 2~3권씩 챙겨가 다 읽고 오는 편"이라며 "틈틈이 읽은 책에서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디자인, 경영팀 직원들과 함께 해외 출장에 다녀왔다. 그는 "일반적으로는 해외팀 직원과 함께 출장을 가지만, 직원들의 역량 강화 측면에서 최대한 많은 직원들에게 해외 출장의 기회를 주려고 노력한다"며 "해외 출장은 안목을 넓히는 좋은 경험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지역은 중동이다. 박 대표는 최근 다녀온 두바이 지역에 대해 'K뷰티가 아직 진출하지 않은 미개척 시장'이라고 표현하며 "성장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특히 이란의 경우 타 아랍권 이슬람 국가에 비해 여성의 사회참여와 경제활동이 개방돼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며 "히잡으로 얼굴을 제외한 온몸을 가리기 때문에 얼굴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 프리미엄 스킨케어와 안티에이징 제품 등이 인기 있는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SNP는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시장 조사 중이다.
LPGA 공식 후원사로 활동
대회 참석자들 제품 문의 계속
◆"빈 가방에 아이디어 가득 담아오죠"=김진구 리더스코스메틱 대표는 비교적 가볍게 출장을 떠난다. 김 대표는 "'당연히 리더스 제품을 많이 가지고 다니겠지'라고 생각하겠지만 출장 가방은 가벼운 편"이라며 "가지고 나가는 것보다 오히려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 더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각국에서 가져온 다양한 제품들을 직원들과 직접 체험하고 논의하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가급적 해외에 직접 나가려고 한다는 김 대표. 그는 "일을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관계사들과 적어도 1번 이상은 직접 만나려고 노력하고 있는 이유"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LPGA 첫 번째 경기가 열린 미국 애리조나에서 부스를 운영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의견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의미가 컸다"며 "대회 참석자들이 마스크팩에 큰 관심을 보였고, 현재까지도 LPGA 본사를 통해 제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들을 설득하는데 가장 중요한 점으로는 '제품력'을 꼽았다. 김 대표는 "미국, 중국 등 각 나라에 법인을 두고, 나라별 시장과 소비자들을 면밀히 분석해 디자인과 제품의 콘셉트 등을 차별화한 점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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