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잘 싸웠다…나달과 첫 대결서 아쉬운 패배

바르셀로나 오픈 8강전서 나달과 1세트 타이브레이크 접전 펼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21)이 세계 랭킹 5위 라파엘 나달(31·스페인)과의 첫 번째 맞대결에서 아쉽게 패했다.

정현은 29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바르셀로나 오픈 8강전에서 나달에 0-2(6<1>-7, 2-6)로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정현이 1세트에 보여준 경기력은 놀라웠다. 클레이코트 대회에서 '클레이코트 황제'를 상대로 거의 대등한 싸움을 했다. 나달은 지난 23일 클레이코트 대회였던 몬테카를로 롤렉스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ATP 투어 클레이코트 대회에서만 50번째 우승을 차지, 기예르모 빌라스(65·아르헨티나)가 보유했던 클레이코트 최다 우승(49회) 기록을 넘어섰다.

나달은 정현의 기세에 눌려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타이브레이크까지 치러야 했다. 1세트 시간만 1시간 6분이 걸렸다. 정현은 1세트를 아쉽게 내준 후 2세트에서는 힘 한번 써보지 못 하고 경기를 내줬다. 사상 첫 ATP 500시리즈 8강에 올랐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는 정현의 포인트로 시작됐다. 1세트 첫 번째 게임은 나달의 서브였는데 정현은 랠리 끝에 먼저 포인트를 따냈다. 하지만 이후 나달이 연속으로 서브 포인트만 네 개를 따내면서 첫 번째 서브 게임을 지켜냈다. 정현도 밀리지 않았다. 자신의 서브인 두 번째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간단히 지켜내며 기세를 올렸다.

정현은 세 번째 게임을 브레이크 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 0-30으로 밀리던 게임이었으나 연속으로 네 포인트를 따내면서 나달의 서브 게임을 뺏었다. 기세가 오른 정현은 자신의 서브였던 네 번째 게임을 지켜내면서 게임스코어 3-1로 앞서나갔다.

정현의 초반 기세가 꺾인 것은 여섯 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면서부터다. 게임스코어 3-3이 됐고 나달의 경기력이 살아났다.

정현은 자신의 서브였던 여덟 번째 게임에서 15-30으로 밀리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30-30을 만든 후 이날 경기에서 첫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고 잇달아 서브 포인트로 점수를 올리며 서브 게임을 지켜냈다.

정현 입장에서는 게임스코어 5-5 상황에서 열한 번째 게임을 놓친 것이 아까웠다. 듀스 상황에서 먼저 포인트를 올리며 브레이크 기회를 잡았으나 연속으로 세 포인트를 잃고 아깝게 게임을 내줬다.

열두 번째 게임에서는 되레 나달이 듀스 접전을 끌어내며 정현을 위기 상황으로 몰아붙였으나 정현이 결국 게임을 지켜내며 타이브레이크로 몰고 갔다.

하지만 타이브레이크에서 정현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첫 여섯 개의 포인트를 모두 내준 후 간신히 한 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타이브레이크 끝에 1세트를 아쉽게 내준 정현은 2세트 들어 힘을 쓰지 못 했다. 자신의 서브였던 2세트 첫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면서 기선을 제압당했다.

정현은 다섯 번째 게임도 브레이크 당했다. 30-30 상황에서 처음으로 더블폴트를 범했다. 이후 듀스 상황에서 한 차례 더 더블폴트를 범하며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게임스코어가 1-4로 벌어지면서 되돌리기 힘든 상황이 됐다. 결국 정현은 2세트에서는 한 게임도 브레이크에 성공하지 못 하고 힘없이 물러났다. 2세트는 1세트보다 26분 짧은 40분만에 경기가 마무리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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