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4명 광고회사 '아이디엇'의 27살 사장이 젊은 거리를 싹 바꾼 비결은
홍대입구역에 붙은 '미니 환경미화원' 스티커/사진='아이디엇'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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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 나타난 미니 환경미화원'최근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사진의 제목이다. 사진에는 23cm짜리 환경미화원 스티커가 홍대 거리 곳곳에 붙은 모습이 찍혀있다. '이곳은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라는 문구도 함께 부착돼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작지만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라며 높이 평가했다.
해당 캠페인을 진행한 광고 회사 '아이디엇' 역시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다. 아이디엇의 이승재(27) 대표는 "아이디어는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며 "그 힘을 공익을 위해 쓰면 더 따뜻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 환경미화원 쓰레기통 표지판' 캠페인도 이런 취지에서 시작됐다. 홍대의 쓰레기 문제를 아이디어로 해결해보겠다는 목표에서다. 마포구 16개 동 전체 쓰레기 가운데 대략 26%는 홍대거리 등이 있는 서교동에서 나온다. 아이디엇은 홍대에서 쓰레기통을 찾기 어렵다는 불만을 접수했고 쓰레기통의 위치를 알려주는 표지판을 기획했다.
'미니 환경미화원' 스티커를 붙이기 전 홍대입구역 난간/ 사진='아이디엇'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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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방법이었다. 이 대표는 아이디어를 재밌고 유쾌하게 전달할 방법을 고민했다. 실제 환경미화원 사진을 스티커로 제작한 이유다. 이 대표는 "사람을 이야기했을 때 보다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디엇은 마포구청 청소행정과의 협조를 받아 보름 만에 아이디어를 실행했다. 지난 20일 아이디엇은 지하철역 출입구 난간, 버스정류장 등 홍대거리 6군데에 스티커를 붙였다. 아직 효과를 확인하기엔 부족한 기간이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이 대표는 "출퇴근시간과 점심시간에 관찰한 결과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환경미화원도 실제로 쓰레기가 줄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또 "마포구청 측에서 좋은 일 했다는 격려를 보냈다"며 "캠페인을 확장시키자는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홍대 거리에 '미니 환경미화원' 스티커를 부착 중인 이승재 대표/ 사진='아이디엇'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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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광고를 하면서 가장 좋은 건 긍정적인 반응이 올 때"라고 말한다. 아이디엇이 직원수 4명의 작은 회사임에도 비영리성 공익 캠페인을 계속하는 이유다. 이 대표는 "상업 광고와 별개로 눈에 보이는 불편을 아이디어로 해결하고 싶은 욕구가 크다"며 "일상생활에서 문제를 개선하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런 생각이 '작지만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로 도출된다.
이 대표는 2014년 세계응급처치의 날에 심폐소생술 홍보 캠페인의 일환으로 막대풍선을 만들었다. 막대풍선 주입구에 아이를 그리고 바람을 불어 넣으면 아이가 살아나도록 해 인공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른 하나의 막대풍선엔 손을 그려 넣어 응원박자에 맞춰 두드리면 손이 흉부를 압박하는 형태를 만들었다. 이는 대한적십자사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협조를 받아 서울, 인천, 부산, 대전 등 4개 지역 8개 구단과 함께 진행됐다.
세계응급처치의 날에 진행한 'CPR 스틱' 캠페인/ 사진='아이디엇'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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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궁극적으로 "광고를 통해 행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 자체에서 행복을 찾는다는 의미다. 내부적으로도 행복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중 하나는 동료의 생일에 생일 포스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것을 "우리를 위한 광고"라고 말했다. 아이디엇이 제안하는 '작지만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는 "우리"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있다.
디지털뉴스본부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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