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하자 미모의 여배우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녀는 나를 마치 유혹이라도 하듯 다소 민망한(?) 몸동작을 보여줬다. 이윽고 천천히 다가와 나에게 손을 내민다. 깜짝 놀라 아래를 쳐다봤지만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옆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아뿔싸! 360도 사방에서 여성들이 나를 유혹한다.지난 11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클럽 옥타곤에서 공개된 국내 첫 성인 전용 VR 플랫폼 '그린라이트'를 체험한 소감이다. 행사를 주최한 그린라이트 픽쳐스는 생생한 VR 성인 콘텐츠(포르노)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작은 방을 마련했다. 콘텐츠의 특성을 고려해 혼자 방에 들어가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나름의 배려(?)인 셈이다.
그린라이트는 스마트폰에서 실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제작됐다. 그린라이트 픽쳐스가 제작 및 수급한 성인용 VR 동영상이나 성인용 360도 사진, 웹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게재됐으며 iOS에도 조만간 등록될 계획이다.
VR 헤드셋을 착용하면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다. 우선, 성인용 VR 영화 '달콤한 유혹'과 '내 사랑 하마사키 마오'가 등록돼 있다. 영화 제작은 국내 성인영화계를 대표하는 한동호 감독이 맡았다. 한 감독은 "3D 360도 화면을 구현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상은 360도 전방위로 구성 돼 재미를 더했다.VR의 최대 장점은 몰입감. 눈 앞에서 상대 배우가 열연을 보여준다. 1인칭 시점에서 이를 감상할 수 있다. '달콤한 유혹' 주연배우 채담 씨는 "한참 촬영하고 있는데 상대 배우의 움직임이 없어 고개를 들어 보니, 남자 배우가 머리에 부착한 카메라가 무거워서 쉬고 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대한 밀착한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 남자 배우가 직접 카메라를 몸에 부착하고 촬영한 것이다.
그린팩은 VR 영상과 자위기구가 블루투스로 연결, 영상 신호에 따라 제품이 진동하는 방식이다. 소리가 클수록 진동의 세기가 커진다. 약 20만원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그린라이트 앱에 있는 영상과 호환된다. 현재 남성용 제품만 출시됐으며 조만간 여성용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린박스에서는 VR헤드셋과 성인용 토이가 갖춰져있다. 그린라이트 픽쳐스는 성인용 VR 테마파크에 이를 납품할 계획이다. 'PC방', '플스방' 처럼 성인용 VR 방에 접목한다는 것이다.
정 이사는 "그린팩은 소리로 연동, 배우의 신음소리가 클수록 진동이 커지는 방식으로 구현된다"며 "그린박스는 내부에 자위기구를 갖춰 성인용 VR방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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