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 61만명이라는데…85%가 치료 않고 방치

제공=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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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 수가 지난해 기준 60만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은 빨리 치료할수록 호전될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우울증 환자 중 대다수는 병원을 찾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우울증 환자는 61만3000명으로 전체 국민의 1.5%를 차지했다. 여성이 46만9000명으로 남성(23만4000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하지만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등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전체의 약 15%에 그쳤다. 이는 미국(39.2%), 오스트레일리아(34.9%), 뉴질랜드(38.9%) 등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 우울증으로 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받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84주나 됐다. 진료를 미루면서 상태를 악화시키고 치료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우울증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많이 개발돼 있기 때문에 빨리 발견해 전문가의 치료를 받으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과 터놓고 이야기하거나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규섭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거나, 병원을 직접 찾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상생활에서 대화하기를 권고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우울증 인구는 3억명(2015년 기준) 이상으로, 2005년보다 1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세계 보건의 날(4월 7일) 주제를 '우울증, 이야기합시다'(Depression, Let's talk)로 정했다. 이와 함께 우울증 예방과 관리를 위해 주변 사람과 대화하기, 전문가와 상담하기, 즐거운 활동 실천하기, 규칙적인 운동, 불법 약물 사용금지 등의 수칙을 강조했다.

복지부도 제45회 보건의 날 슬로건을 '우울하세요? 톡톡하세요'로 정하고 우울증 예방과 해소를 위한 전 국민 캠페인을 시작했다. 각 시·도와 보건의료기관에서도 학술대회, 걷기대회, 건강 캠페인 등을 통해 우울증 예방의 중요성을 알릴 계획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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