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 정부 가이드라인 어겨, 저장공간 부족
삼성전자 갤럭시S8는 3개 줄어든 6개만 운영 대조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맛집 탐방, 여행, 취미생활 등을 사진으로 남겨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이정희씨(34)는 항상 스마트폰 저장 공간이 모자라다. 공간만 차지하는 안 쓰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우고 싶지만 삭제할 수 없도록 선(先)탑재 돼 있어 불만이다.
선탑재 앱 정책을 두고 업체별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업체가 각기 다르고 이동통신사들도 다르다.LG전자 G6에 선탑 된 앱은 통신사별로 60~69개다. SK텔레콤 전용 G6는 69개, KT용 G6는 64개, LG유플러스 G6 모델은 60개의 앱이 기본으로 설치돼 있다. 이중 LG전자의 앱은 28개, 구글의 앱은 15개로 3종 모델에 공통으로 설치돼 있다. SK텔레콤의 선탑재 앱은 26개, KT는 21개, LG유플러스는 17개다.
선탑재 중 삭제할 수 없는 필수앱을 따져보면 LG전자 앱이 18개, 구글 앱은 15개다. SK텔레콤의 필수앱은 4개, KT는 5개, LG유플러스는 4개다. 선탑 된 앱만 977메가바이트(MB)~1094MB를 차지한다다. 선택앱을 다 삭제해도 733메가바이트(MB)~769MB다.
정부가 지난 2014년 마련한 '스마트폰 앱 선탑재에 관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필수앱은 선탑재앱 중에서 해당 스마트폰 하드웨어의 고유한 기능과 기술을 구현하는 데 필요하거나 운영체제 소프트웨어의 설치 및 운용에 요구되는 앱을 말한다. 필수 앱 이외에 스마트폰에 선탑재되는 앱은 선택앱으로 분류, 삭제가 가능하다. 선탑재 앱 제공자는 ▲기기 제조업자 ▲운영체제공급업자 ▲이동통신사업자로 규정돼 있다.
LG전자의 선탑재 앱 중 '신한 판'은 선탑재 가이드라인에 위배되지는 않지만 꼼수라는 지적이다. 우선 신한 판의 선탑재 앱 제공자는 LG전자다. 하지만 앱 개발자, 운영자는 신한카드다.
LG전자는 신한카드와 제휴를 맺고 G6의 사은품인 톤플러스 등을 제공한다. 신한 판 앱에 가입한 뒤 5000원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신한카드는 사은품 구입 재원을 일부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가로 LG전자는 신한카드의 모바일 뱅킹 앱 가입자를 확대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SK텔레콤은 22개의 선택앱을 설치했고, KT는 5개의 필수앱을 선탑재해 문제가 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통신사의 경우 고객센터, 앱스토어, NFC, 와이파이접속 등 4개 필수앱을 제외한 최대 21개 선택앱을 선탑재 할 수 있다.
KT는 'KT 투폰', '클립'을 필수앱으로 지정했는데, 이 앱들이 필수앱으로 지정할 수 있는가는 의견이 분분하다. KT 투폰은 휴대전화 1대로 전화번호 2개를 이용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며 클립은 KT가 운영하는 모바일 전자지갑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오는 21일 출시하는 갤럭시S8에 필수 앱의 숫자를 전작보다 3개 줄여 6개만 운영한다. 총 선탑재 앱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26개다. 갤럭시S8에서는 갤럭시S7때 필수앱으로 지정됐었던 '이메일', '인터넷', '삼성페이'를 삭제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또 갤럭시노트7에 선탑재했던 '정부 3.0'앱도 갤럭시S8에는 빠졌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정책국장은 "신한 판 앱은 실질적으로 운영은 신한카드가 하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 문제될 수 있는 꼼수"라며 "게다가 민감한 개인정보를 요 구하는 금융 앱이 소비자 동의 없이 설치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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