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AI '기가지니' 인기…"공급이 수요 못따라간다"

AI TV 기가지니 생산설비 두배 확대
5월 중 누적 판매 10만대로 '누구' 역전할 듯

KT 기가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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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KT가 인공지능(AI) 생태계 장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TV '기가지니'의 생산설비를 2배 늘리면서 5월까지 10만대의 누적 판매고를 달성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가 지난해 9월 출시 후 매달 1만대씩 판매되는 것을 감안하면, 5월 중 누구의 판매량(9만대 예상)을 역전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AI TV '기가지니'의 설비를 두 배 확장했다. 기가지니의 생산량보다 수요가 더 많아 지금 주문하면 4월 중순에나 받을 수 있어서다. 기가지니는 지난 1월31일 KT가 출시한 AI 스피커와 인터넷(IP)TV 셋톱박스를 결합한 AI TV다. 지금까지 기가지니 판매량은 2만대다.이현정 KT 미디어서비스담당 부장은 "현재 생산대수와 판매대수가 일치한다고 보면 된다"며 "생산 속도가 얼마나 따라가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결정될 정도로 대기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KT의 기가지니 판매 전략은 AI를 KT의 IPTV와 결합시켰다는 점. KT는 IPTV 업계 1위 사업자다. KT IPTV 가입자들은 일반 UHD 셋톱박스보다 월 1000원만 더 내면 기가지니를 이용할 수 있다. KT가 한 해 판매하는 셋톱박스만 120만대다.

이 부장은 "우리 고객이 올레 IPTV를 보다가 전화도 받고 가스 밸브도 잠그고 문도 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지점에서 시작했다"며 "상당수 고객들이 어차피 셋톱박스 비용을 내는 거 조금만 더 보태서 AI 서비스를 이용해보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인 만큼 제품명을 정하기 위해 임원회의까지 하는 등 치열한 논의를 거쳤다. '셋톱피커', '인공지능 디바이스' 등 여러 대안 중 고객의 입장에서 보자는 황창규 KT 회장의 결단으로 'AI TV 기가지니'로 결정됐다.

이 부장은 "출시 전 기자간담회만 했는데 알아서 문의가 들어와 KT 제품 중 처음으로 예약가입을 받았다"며 "당초 3가지 색상으로 출시하려던 계획도 현재 물량 부족으로 연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심지어 KT는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는 일단 UHD 셋톱박스를 설치한 뒤 물량이 들어오는 대로 기가지니로 교체하기까지 했다. KT 기가지니 마케팅팀에서는 매일 아침 물동 점검 회의를 할 정도로 물량 확보와 전쟁을 치루고 있다.

기가지니의 생산라인이 두 배로 확대되면서 이달 중순부터는 영업망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소극적으로 하고 있는 기가지니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5월까지 생산 계획이 10만대로 잡히면서, 판매 역시 10만대가 될 것으로 KT는 기대하고 있다.

AI 서비스의 특성상 사용자가 많아지면 서비스가 고도화되고, 서비스 고도화로 인해 사용자가 더욱 몰리게 된다. 사용자 수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AI 플랫폼 전쟁의 승패가 결정된다.

이 부장은 "이정도로 고객들에게 큰 관심이 있었던 상품이 오랜만이라 직원들도 놀라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간접광고(PPL), 체험 마케팅 등을 통해 기가지니를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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