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피고인 박근혜'…수감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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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박 전 대통령, 여자 수용동에 독거 수용"
이르면 이번 주말 檢 추가·보완 조사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하루 새 얼굴은 많이 수척해졌다. 언뜻 스치는 표정엔 상실감과 좌절도 엿보였다.

31일 오전 3시5분. 피 말리던 기다림은 마침내 마침표를 찍었다. '주요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영장실질심사 후 서울중앙지검 10층에 마련된 임시 유치시설에서 대기하다 구속영장 발부 직후 검찰의 K7 승용차를 타고 오전 4시45분께 서울구치소에 도착했다.

이곳은 이번 '국정농단'의 실세이자 뇌물수수 혐의 등의 공범인 최순실씨를 비롯해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수감된 곳이기도 하다. 앞서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곳에 수감돼 있다. 구치소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미결수용자 신분으로 도착 즉시 수감 절차를 밟았다. 구치소에 들어온 이상 전직 대통령 신분이라도 예외는 없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간단한 건강검진과 신체검사를 받고 휴대한 소지품을 모두 영치했다. 구속 결정 직후 박 전 대통령은 수십 년 고수해온 올림머리도 풀었다.

몸을 씻은 후 왼쪽 가슴 부분에 수인번호가 새겨진 연두색 겨울용 수의로 갈아입었다. 수용기록부에 들어갈 사진을 촬영(머그샷)한 후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를 받았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세면도구와 모포, 식기세트 등을 받아 여자 수용동으로 이동했다.

서울구치소에는 6.56㎡(약 1.9평) 크기의 독거실(독방)과 6명 내외의 인원이 수감되는 12.01㎡(약 3.6평) 크기의 혼거실이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 경호ㆍ경비 관련 규정과 전직 대통령 수용 사례를 종합해 박 전 대통령을 여자 수용동에 독거 수용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용 관리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설명으로 미뤄볼 때 박 전 대통령은 혼거실을 혼자 사용하거나 별도 마련된 공간이 배정됐을 가능성이 크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수감 당시 일반 수감자와 분리된 독방에 접견실ㆍ화장실 등을 갖춘 시설에 수용됐다. 크기는 혼거실과 비슷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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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는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44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매 끼니 1식 3찬, 일주일 단위로 짜인 식단의 식사를 제공받고, 식사가 끝나면 세면대에서 스스로 식판과 식기를 설거지해 반납해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안에서 변호사들을 접견하며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추가ㆍ보완 조사를 받게 된다. 검찰은 공판에 대비해 기소 전 몇 차례 박 전 대통령을 조사하게 된다. 이르면 이번 주말 조사가 시작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부르는 방법이 있지만 경호ㆍ안전 문제 등이 변수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 등 마찰 가능성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검찰이 검사와 수사관들을 구치소로 보내 이른바 '출장 조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구속된 전직 대통령들도 검찰이 직접 구치소ㆍ교도소를 찾아 조사를 벌였다.

검찰이 기소할 경우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부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하면 재판 일정은 대통령 선거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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