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글지글'하던 자이글, 이젠 싸늘

이진희 대표 자사주 매입에도 상장 반년만에 38% 하락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적외선 조리기기 제조업체 자이글 에 대한 투자열기가 식은 불판처럼 싸늘해지고 있다. 이진희 자이글 대표가 올들어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주가는 상장 반년만에 40%가까이 하락했다.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진희 대표는 지난 3일 자이글 주식 4000주를 3124만원에 장내매수했다. 지난 2일 3000주를 사들인지 하루만의 추가 매수다. 이 대표는 지난달에도 3만3527주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1월에도 1856주를 매수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총 4만2383주를 사들였다. 올해 자이글의 평균주가(8444원)로 환산하면 약 3억5700만원 규모다. 지난해 3분기 말 64.15%던 이 대표의 지분은 어느덧 64.68%까지 늘었다.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부양 목적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자이글은 지난해 9월6일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6개월만인 전날까지 38.5% 하락했다. 주가는 지난 3일 상장후 최저가인 768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당시 얼어붙은 공모시장을 고려해 당초 희망가보다 50%나 낮춰 제시했던 공모가(1만1000원)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의 싸늘한 반응은 올해 거래량에서도 나타난다. 자이글의 올해 일평균 거래량은 약 7만4500주로 코스닥 전체 상장사 중 중위권에 머물러 있다. 상장후 백만주대에 달했던 거래량은 한달만에 십만주대로 쪼그라들었고 최근엔 만단위 거래만 이뤄지고 있다. 전날 이 대표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도 거래량은 5만주를 넘지 못했다.최근 조류독감(AI)과 구제역 등으로 닭, 돼지, 소 등 축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내수시장이 위축된 여파로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여파로 중국이 한국제품 거부와 홈쇼핑 및 전자상거래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다. 자이글은 빠르면 지난달부터 중국 판매를 개시하려 했으나 아직 매출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여파로 자이글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자이글 관계자는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했고 현지 유통업체를 통해 판매하므로 국내서 직접 수출하는 것보다 반감이 적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출이 외부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보니 성장 정체와 더불어 사업 자체가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몰캡담당 한 연구원은 "전기 조리기 '자이글'의 전체 매출비중은 99.6%이며 내수 비중은 97.2%에 달한다"며 "홈쇼핑 판매비중이 84%일 정도로 유통망도 좁아 제품과 유통플랫폼 다각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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