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꽂히면 산다' 유통업체, 캐릭터 마케팅으로 불황 타개 나서

유통가, 불경기 소비위축에 젊은층 겨냥 잇따라 협업상품 선보여

홈플러스의 '레고 배트맨 무비'(왼쪽), 올리브영의 '트롤' 이벤트

홈플러스의 '레고 배트맨 무비'(왼쪽), 올리브영의 '트롤'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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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어머 이건 사야 돼"
불경기, 소비 위축에도 '꽂히면' 사는 젊은 층 소비자들을 겨냥해 유통업체들이 다양한 인기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협업)에 나서고 있다.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2일부터 애니메이션 영화 '레고 배트맨 무비' 캐릭터 완구를 판매하면서 3만원 이상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열쇠고리 사은품을 주고 있다. 홈플러스는 배트맨 레고 장난감 모양의 이 열쇠고리 4000여개를 직접 준비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주 레고 배트맨 무비 개봉을 맞아 관련 장난감 제품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 키덜트(kidultㆍ아이 같은 천진난만함으로 취미 활동을 즐기는 어른) 등을 위해 열쇠고리 사은품을 만들었다"며 "시장 조사를 통해 레고 장난감 구매 고객들이 열쇠고리를 선호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단독으로 제작해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도 애니메이션 영화 '트롤' 개봉(16일)을 앞두고 해당 캐릭터를 입힌 마스크팩, 코팩, 스킨팩 등 신제품을 지난 2일 출시했다. 애니메이션 영화 협업 마케팅은 올리브영의 장기다. 같은 CJ그룹 계열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드림웍스 영화 배급을 맡는 점을 십분 활용해 2014년부터 협업 상품을 선보여 왔다. 올리브영의 드림웍스 캐릭터 관련 화장품은 2014년 10월 첫 출시 때 11개에서 현재 50여개에 이른다. '슈렉' '쿵푸팬더' '마다가스카의 펭귄' 등 주옥같은 작품들과 협업을 진행했다.

온라인 쇼핑몰, 편의점 등도 캐릭터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에 열심이다. 이베이코리아의 G마켓은 지난달 17~26일 애니메이션 '모아나' 캐릭터 상품을 최대 48% 할인 판매했다. 미국 이베이에서 판매되는 모아나 캐릭터 상품을 비롯한 피규어 신제품을 함께 내놨다. 역시 이 프로모션도 영화 개봉을 기념해 월트디즈니컴퍼니와 협업한 결과물이다.

CU는 지난달 19일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와 손잡고 자체브랜드(PB) 스낵 '헤이루 콘소메맛 팝콘'을 40만개 한정 판매하고 있다. 기존의 '콘소메맛 팝콘' 포장에 모바일 게임 '프렌즈팝콘 포 카카오' 캐릭터를 새긴 것이다.

2015년 영화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 관련 상품 제작ㆍ판매로 재미를 톡톡히 봤던 신세계백화점은 다른 '대박' 아이템이 나타나면 언제든 다시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캐릭터를 앞세워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동시에 영화 개봉과 더불어 화제몰이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의 캐릭터 마케팅은 고객 눈길을 사로잡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매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G마켓에선 모아나 프로모션 기간 관련 제품군인 캐릭터 완구(27%), 미술 놀이(35%), 피규어(20%), 어린이 만화(161%) 등의 판매량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올리브영의 드림웍스 캐릭터 화장품 매출은 2015년 대비 130%나 뛰어 불황 속 효자 노릇을 제대로 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익숙한 캐릭터를 입힌 재미있는 제품이 최근 우울한 사회 분위기로 인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조금이나마 녹이고 있는 것 같다"며 "또 캐릭터 제품 착용 사진 등을 SNS에 공유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유통업체들이 소비자 구매 단계에서부터 재미를 줄 수 있는 패키지를 고민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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