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활성화 방안 내놓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정부가 '창업혁신'을 올해 키워드로 내세웠다.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인 '창조경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분위기이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18일 "창업 활성화에 온 힘을 쏟아 붓는다"는 보도 자료를 내놓았다. 이날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마련한 '창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 내용이었다. '온 힘을' '쏟아 붓는다' 등 다소 과장된(?) 몸짓까지 느껴질 정도로 '창업과 혁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예전 같으면 '창조경제'가 수없이 언급됐었는데 이번은 달랐다. '창조경제'란 자리는 '창업혁신'으로 대체됐다. 홍남기 미래부 1차관은 브리핑을 통해 "매주 제가 주관하는 창업 활성화 실무조정회의를 열고 매월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창업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할 것"이라며 "창업이 일자리를 늘리는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번 창업 활성화 방안의 주된 내용은 신규 벤처펀드 3조5000억 원과 벤처투자 2조3000억 원 달성을 통해 기술창업 5만개, 스타트업 글로벌 진출 500개를 만들겠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2월 말에 전국적으로 비슷한 모양새로 열리는 약 65개의 창업경진대회를 통합해 '대한민국 창업·혁신 페스티벌'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이번 자료에서 눈에 띄는 것 중의 하나는 '창조경제' 키워드들 애써 희석시키려는 미래부의 '진퇴양난'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창조경제를 버릴 수도, 그렇다고 신경 안 쓸 수도 없는 애매한 입장이 보도자료 곳곳에서 묻어났다. 예전 같으면 '창조경제 활성화' '창조경제타운 강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이 강조됐을 터인데 이번 자료에는 '창조경제'란 말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대신 창조경제를 '창업과 혁신'으로 대체한 곳이 수두룩했다.
온라인 플랫폼인 창조경제타운을 '창업혁신의 종합포털'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국의 17개 시·도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창업인프라와 창업 활동이 우수한 대구·경기센터 등은 전국 단위의 '창업거점'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도 했다. '창조'가 전면에 나서기 보다는 '창업혁신'을 앞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한 전문가는 "박근혜정부의 국정과제였던 창조경제가 현 시국과 맞물려 힘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며 "대기업과 1대1 매칭으로 시작된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말 자체가 어불성설이었고 대기업은 혁신과 거리가 먼 주체"라고 진단했다.
그는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자체의 예산 중단 등으로 파행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렇다고 폐쇄시킬 수도 없는 만큼 창업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혁신센터로 탈바꿈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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