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91.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일정 사용량 도달하면 푸시로 알려
다운로드 3000만건, 월 이용 800만명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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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는 15년 전 SK텔레콤 자회사였던 와이더댄에서 인도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컬러링' 서비스로 인도에서 해외사업을 시작했을 때였다.2000년대 초반 인도를 비롯한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경험은 '밸런스히어로' 창업의 자양분이 됐다.
그는 밸런스히어로 창업에 앞서 2006년 컬러링, 레터링 등 부가서비스를 서비스하는 '엑세스모바일'을 창업했다. 나름 선방하는 듯 했던 사업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절박함 속에서 이 대표는 사내 벤처 형식으로 신사업을 구상했다. 오랫동안 연을 쌓은 업계의 베테랑 선후배들과 힘을 모았다.이 대표는 "나 역시 89학번이고 함께 창업한 선·후배 4명 모두 88~91학번"이라며 "경험은 있지만 성공의 단맛은 보지 못했던 '노땅'들이 절박한 마음으로 뭉쳤다"고 말했다.
격변의 시기에 이 대표는 인도의 스마트폰 요금제에 주목했다. 요금 후불제가 보편화된 한국과 달리 인도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 3억명 중 95% 이상이 선불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국내 이동통신사 애플리케이션(앱)처럼 자신의 사용량과 잔여 데이터량을 알 수 있는 앱이 없었다.
이 대표와 창업멤버들은 1년 간의 준비 끝에 2014년 7월 액세스모바일에서 독립해 밸런스히어로를 세우고 2015년 1월 '트루밸런스' 앱을 선보였다.
트루밸런스는 스마트폰으로 선불 요금제의 남은 데이터량과 통화량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앱이다. 일정 사용량에 도달하면 푸시로 알려준다. 선불로 요금을 충전하는 앱은 많았지만 잔액까지 확인하는 앱은 트루밸런스가 처음이었다.
한국에선 평범한 기술이지만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특성과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트루밸런스는 지난해 1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다운로드 3000만건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일간 이용자수(DAU)는 200만명, 월 이용자수(MAU)는 800만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후발주자도 생겼지만 다운로드 100만~200만건 수준이라 이미 격차는 확연하다"며 "이제는 규모를 1억명까지 늘리고 다양한 광고 수익 모델을 붙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투자도 활발히 유치되고 있다. 이미 본엔젤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국내외 벤처캐피털에서 45억원을 투자 받았다. 연내 1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도 유치 계획이다.
이 대표는 중국의 '알리페이'처럼 종합 핀테크 기업을 꿈꾸고 있다. PC 대비 모바일 인터넷 보급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인도는 모바일 핀테크 사업이 성장하기에는 최적의 무대라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조만간 트루밸런스에 모바일 결제 및 송금 기능을 추가해 종합 핀테크 앱으로 발전할 계획"이라며 "'알리페이'와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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