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10대 전용 SNS로 스냅챗과 한판 승부

10대 직원이 만든 10대 전용 SNS '라이프스테이지'
스냅챗 처럼 영상 기반…고등학교 이메일 주소로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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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페이스북이 10대들만을 위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라이프스테이지(Lifestage)를 내놓았다. 스냅챗의 가파른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19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라이프스테이지는 영상 다이어리의 일종으로 자신의 계정에 올라온 질문에 답하는 형식의 SNS다. 익명으로 질문을 주고받을 수 있는 Q&A 중심의 SNS 애스크(ASK)와 비슷해 보이지만 짧은 영상을 통해 대답을 주고 받는 점이 다르다.

가장 큰 특징은 10대(21살 이하)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홈페이지의 이메일을 통해 계정을 인증하고 가입할 수 있으며, 1인당 1계정만 만들 수 있다. 22살 이상의 성인도 가입할 수 있지만 타인의 계정을 볼수도, 질문을 주고받을 수도 없다.

라이프스테이지는 컴퓨터 신동 마이클 세이먼(Michael Sayman)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가 만들었다. 마이클 세이먼의 나이는 현재 19살. 진짜 10대 청소년이 10대의 정서를 이해하고 만들어낸 10대 전용 SNS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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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성인들이 SNS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 문제가 관건이다. 라이프스테이지는 아직 회원 가입 시 실제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인지 아닌지 100% 구별하는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테이지는 "현재 회원 1명 당 1개의 고등학교 메일 주소만 사용할 수 있다"며 "자체적으로 학부모나 다른 성인들이 가입하고 활동하는 것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대들만이 있는 공간인 만큼 폭행과 따돌림 등의 행동을 막는 것이 무척 중요한 쟁점이다.

페이스북은 라이프스테이지로 스냅챗의 가파른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정해진 시간 후 게시물이 삭제되는 영상기반 SNS 스냅챗은 10대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빠른 성장을 해 왔다. 기업가치는 160억 달러(약 18조4000억원)에 달한다.

실제 페이스북은 이미 스냅챗을 따돌리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다. 최근 스냅챗처럼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삭제되는 영상을 올리는 기능을 인스타그램에 추가했다. 또한 슬링샷(Slingshot), 리프(Riff) 등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이들 중 대부분이 실패하고 지난해 말 서비스를 종료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라이프스테이지에 이어서 꾸준히 스냅챗을 공략하기 위한 서비스를 내놓으며 스냅챗의 원동력인 10대를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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