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감성과 기독교적 영성의 결합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홀로 가는 이 길이 결코 헛된 길은 아니다. 하지만 지구의 중력에 꼭 붙들려 매어 사는 인간으로서, 일상의 사사로움에 ‘사사로움이 없음’을 알면서도, 그 사사로움 속에 몸과 마음을 맡기는 일로 가끔은 잠을 이룰 수가 없으니, 아직은 미완未完의 인생임을 알아서인 것이다"
현직 정신과 전문의가 펴낸 시집 '기적수업'에 수록된 시다. 인천 서구에서 정신과 전문병원인 블레스병원을 운영하는 신승철 원장은 미국에서 1970년대 발행된 헬렌 슈크만의 책 '기적수업'을 읽으며 느낀 감명을 서사시로 옮겼다.신 원장의 신간시집 기적수업에는 대표작인 '기적수업'부터 '병', '어둠 속에서' 등 5편의 시에 모두 불교의 감성과 기독교적 영성이 녹아있다. 특히 '설산(雪山)에 올라'라는 시는 제주도 한라산을 오르며 경험한 영적인 기운을 옮겨담았다.
신 원장은 1953년 경기도 강화 출생으로, 연세대 의과학대을 졸업했다. 연세의대 정신과 교수와 미국 텍사스 의대 정신보건과정 연구교수를 역임한 정신과 전문의로 1978년 혜산 박두진 선생님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등단해 '장영실 문화대상'을 수상했다.
조선일보에서 '신승철의 부부진단(1997.3~1998. 4)'을 연재했고, 저서로는 학술서적인 '연변 조선족 사회정신의학 연구'와 에세이집 '한 정신과 의사의 노트', '남편인가 타인인가',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나를 감상하다' 등이 있다. 또 '비폭력의 기원-간디의 정신분석'과 '아직도 가야할길', '사랑은 모든 것의 해답', 'TMS 통증치료 혁명' 등 역서를 냈다. 시집은 '너무 조용하다'와 '개미들을 위하여', '그대 아직 창가에 서서 오래도록 떠나지 못하고있네', '더 없이 평화로운 한때' 등을 펴냈다.
신 원장은 "최근 포스트모던시의 경우 자기부정적이고 냉소적인데 반해, 이번 기적수업은 영성적인 울림의 체험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담았다"면서 "최대한 쉽게 쓰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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