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경쟁력' 시대 맞아 그루밍족 증가
유통업계 큰 손으로 떠오른 신 소비층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외모=경쟁력'인 시대를 맞아 그루밍족이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뷰티(beauty)에 해당하는 남성의 미용 용어로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을 시켜주는 데서 유래 된 그루밍족은 백화점, 화장품업계 등 유통업계에 큰 손을 떠오르며 내수를 살리는 신 소비인간으로 자리잡았다.그루밍족이란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들은 자신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피부와 두발, 치아 관리는 물론 성형수술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그루밍족의 등장 배경으로는 여권(女權) 신장으로 인한 남성들의 사회적 영향력 감소를 들 수 있다.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갈수록 활발해지면서 남성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영향력이 줄어들게 됐고 이에 따라 남성들도 신체자본이라고 표현되는 외모를 잘 갖추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고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꼼꼼하게 외모를 관리하는 남성을 일컫는 그루밍족은 이전보다 더 진화한 소비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전에 단순히 스킨케어, 기초 메이크업 등의 화장품 구매에만 그쳤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뷰티 디바이스'를 구매하는 남성이 증가한 것.
11번가에 따르면 여성의 구매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진동클렌저와 미니고데기는 지난해 남성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141%, 56% 상승했다. 자신을 위해 외모에 투자하는 범위가 더욱 확장됐다는 의미다.
TV홈쇼핑을 통해 이미용품을 구매한 그루밍족도 늘었다. CJ오쇼핑이 2015년 남녀별 TV부문 히트상품을 분석한 결과 남성고객의 구매수량 상위 10개 품목 중 처음으로 화장품품이 등장했다.
그루밍을 잡기 위한 유통업계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오로지 남성들을 위한 '뷰티페어'를 선보였다. 피부톤 보정은 물론 눈썹 다듬기, 헤어스타일 서비스까지 체험 상품이 준비돼 남성들의 관심을 끌었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이발소와 패션매장을 결합한 '클럽모나코 맨즈샵'을 선보이며 그루밍족 공략에 나선 바 있다. 패션 매장 안에 직접 이발소가 들어선 형태인 이 곳에서 남성 소비자들은 직수입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구입하고 스타일 상담과 이발, 영국식 습식면도 서비스 등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가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60% 이상 성장했다"면서 "그루밍족은 최근 경직된 소비 분위기에서 지갑을 여는 새로운 소비자 층"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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