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1년]소주값 이어 맥주값 인상 초읽기

소주값 도미노 인상 현살화
서민 주머니 갈수록 '팍팍'

[담뱃값 인상 1년]소주값 이어 맥주값 인상 초읽기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담뱃값 인상으로 주머니가 팍팍해진 서민들에게 싼 가격에 즐기던 소주에 이어 맥주값까지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서민가계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1년 전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담뱃값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과 함께 "다음은 술"이라고 밝힌 바 있고 그로부터 11개월만에 소주값 인상은 현실이 됐다. 지난달 하이트진로 '참이슬'의 출고가 인상 이후 지방소주 업체들의 가격인상이 뒤를 이으며 소주 출고가는 1000원 시대를 맞이했다.

소주값 인상은 지난달 30일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의 출고가격을 5.52% 인상하며 시작됐다.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클래식(360㎖)의 출고가격을 병당 961.70원에서 54원 오른 1015.70원으로 인상했다.

6일 뒤 맥키스와 한라산도 가격 인상에 참여했다. 대전·충남지역 주류업체 맥키스컴퍼니(구 선양)는 '오투린' 소주의 출고가를 963원에서 1016원으로 5.5% 인상했으며 제주 한라산소주도 '한라산' 출고가를 1080원에서 1114원으로 3.14% 올렸다. 경남권 지역 소주 업체들도 가격인상에 동참했다. 무학은 21일 자사 소주 '좋은데이'와 '화이트'의 가격을 각각 950원에서 1006.9원, 970원에서 1028.1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인상률은 두 제품 모두 5.99%다. 금복주도 21일 961.7원에서 1015.7원으로 5.62% 인상했다.

대선주조는 22일 시원(C1)과 시원블루(C1 블루)의 출고가를 각각 인상전 970원에서 1025원으로, 960원에서 1015원으로 5.7% 인상했다. 순한시원은 960원에서 1008원으로 5.0% 인상했다.

왼쪽부터)오비맥주 '카스', 하이트진로 '뉴하이트', 롯데주류 '클라우드'

왼쪽부터)오비맥주 '카스', 하이트진로 '뉴하이트', 롯데주류 '클라우드'

원본보기 아이콘

소주가격 도미노 인상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맥주 가격도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맥주업체들은 외부 요인으로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총대'를 멜 경우 소주 가격인상에 따른 부정적 여론 역풍을 떠안을 수 있어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소주 업체가 원·부자재 가격을 이유로 값을 올리자 맥주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현재 맥주 제조사 관계자들은 실질적인 가격 인상 요인은 소주보다 맥주가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맥주 제조사 관계자는 "국제 맥아, 홉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할당관세마저 폐지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맥주는 현재 주원료인 맥아, 홉 등의 국제 시세가 매년 오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7월1일)부터는 할당관세 혜택까지 사라져 원가 부담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할당관세는 수입가격과 물가 안정, 산업 경쟁력 등을 위해 기본관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매기는 세제지원 정책으로 국내 맥주업계는 지난 1995년부터 혜택을 받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이를 철회하며 주류업체들은 30%의 기본관세율이 적용되고 있어 원가부담에 세금부담까지 더해진 상황이다.

맥주업계는 원가 상승 요인과 원부자재,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비용의 증가로 가격 인상의 필요성을 내세우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주가격 인상 이후 일반 소매점과 음식점에서도 소주가격을 높여 판매하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맥주 제조사 관계자는 "주류가격 인상 요인이 더 많은 상황이지만 소줏값이 오른 후폭풍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서로의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언제까지 현재의 가격을 유지할 수는 없어 여론이 잠잠해지는 대로 가격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