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주류를 맛과 가격으로 즐기는 시대에서 멋으로 즐기는 시대로 변하고 있다.
실제로 12월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술스타그램’ 검색 시, 관련 게시글이 340만건이 넘는다. 단순하게 자신이 마시는 술을 사진 촬영해서 올린 게시글부터 안주와 곁들여 연말 술자리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는 게시글, 디자인이 예뻐서 마셔봤다는 글 등 다양하다. 소주와 맥주로 양분화 되어 있었던 주류시장에 수입주류의 경쟁적인 유입으로 선택이 다양해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취향도 세분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춰 국내, 수입 주류 모두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을 개설하는 등 제품을 감각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고심 중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주류를 구매하는 요인이 다변화되면서 술을 맛뿐만 아니라 ‘멋’으로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특히 연말 홈파티나 송년회와 같은 술자리에서 이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하는 등 멋으로 즐기는 주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계정 개설 초기에 600명 팔로워에 불과했던 오비맥주의 ‘카스비츠(Cass Beats)’는 12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기존 맥주 제품들과는 다른 혁신적인 병 모양과 색상으로 유행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카스 비츠’는 맥주 하면 흔히 떠오르는 갈색병을 버리고 코발트블루 색상의 시원한 느낌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지그재그로 굴곡진 곡선형 병 라인도 이색적이다. 병을 손에 쥐었을 때, 착 감기는 느낌과 역동성까지 살렸기 때문이다. 손으로 돌려 따는 ‘트위스트 캡’으로 편의성을 강조한 것도 눈길을 끈다.
‘카스 비츠’가 맥주를 즐기는 젊은 남성 소비자들을 겨냥했다면, 여성 소비자들을 위한 아기자기하고 예쁜 술도 있다. 달콤새콤한 애플사이더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써머스비’는 덴마크산 제품답게 북유럽풍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써머스비는 사과를 발효하여 만든 알코올 4.5도의 술로, 제품의 특징을 살려 연두빛과 노란빛으로 물든 아름드리 사과나무 일러스트를 병 레이블에 새겨 상큼하면서도 잘 익은 사과의 맛과 향을 시각적으로도 느낄 수 있게 고안했다.
병목 부분 또한 연두색으로 싱그러움을 더해 전체적으로 상쾌한 느낌을 살렸다. 투명한 유리병을 사용, 써머스비를 잔에 따를 때 병 안에 탄산 기포가 보이게 해 청량감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써머스비의 색감과 디자인은 연말 홈파티 등에서 분위기를 내기 좋아 인스타그램에 써머스비 관련 게시글을 올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여심저격주(여심을 사로잡은 술)’, ‘취향저격주(사람들의 취향을 사로잡은 술)’ 등의 별명으로 회자되며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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