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선정 후폭풍과 남겨진 과제

시내면세점 선정 후폭풍과 남겨진 과제 원본보기 아이콘

기존 면세점 사업자 특허권 잃은 것은 이번이 처음
후폭풍 예고…사업의 존속성에 불안·고용불안 반복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14일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올 연말 특허 기간이 만료되는 4곳의 시내 면세점사업자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3개, 부산 1개 사업자 선정에서 서울 롯데 소공점과 부산 신세계면세점은 기존 사업자가 특허권 재승인에 성공했으나 서울 워커힐면세점(11월16일 만료)과 롯데 월드타워점(12월 31일 만료)은 각각 신세계DF와 두산이 신규 사업자로 선정돼 기존 운영업체는 특허권을 상실했다. 선정된 사업자는 영업개시시점 부터 특허가 부여될 예정이고 특허일로부터 향후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특허권 갱신에 실패한 두 영업장은 사업권이 만료되면 관세법 상 부여된 유예기간 6개월 이내에 매장을 철수해야 된다. 2013년 5월 관세법 개정으로 경쟁 입찰이 시행된 이후 기존 면세점 사업자가 특허권을 잃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특허건 심사 결과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관세청은 면세 사업의 독과점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10년 자동갱신에서 5년 경쟁 입찰로 관세법을 개정했다. 이번 입찰 결과를 통해 기존 업체가 유리한 입지를 점할 수만은 없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시장 내 경쟁을 촉진했으나 사업의 영속성, 고용 안정 등에 대한 불안감은 커졌다.

다음은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이 분석한 특허권 심사 결과에 따른 남겨진 과제다.◆5년마다 위협받는 사업=사업의 지속 여부가 5년마다 위협받게 됐고 신규 투자를 주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허권을 뺏긴 SK 워커힐점과 롯데 월드타워점은 최근 영업장 확장을 위한 투자가 있었다.

워커힐면세점은 1000억원의 비용을 들여 매장 면적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확장하고 매장환경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었으며 12월 전체 재개장 예정이었다. 롯데 월드타워점은 잠실 롯데월드에서 월드타워점으로 이전하며 인프라 구축, 인테리어 조성 등에 30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특성상 초기에 시설비 등 대규모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데 사업기간 5년 내 투자 원금을 회수하는 게 사실상 어렵고 사업 지속성이 불투명한상황에서 신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면세점 사업 성패는 브랜드 소싱 능력, 재고 운영 능력 등이 결정한다. 즉 경험과 운영노하우가 수반돼야 한다. 규모의 경제가 필수적인데 사업권 유지를 위해 5년마다 불필요한 소모전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특허권을 유지 혹은 빼앗기 위해 업체들은 이익 환원등 각종 공약을 내세우며 경쟁했다.

◆고용 불안 야기=사업장 소속 직원들의 고용 불안이 반복적으로 야기될 수 밖에 없다. 신규 면세업체들이 기존점 인력을 고용 승계할 것으로는 예상되나 전체 승계는 장담하기 어렵다. 면세점업체, 상담센터, 입점 브랜드, 용역 업체 직원 등의 다수의 고용권이 한 영업장에 달려 있다. 5년마다 되풀이되는 입찰 경쟁 탓에 업계 전반적으로 고용 불안은 커질 수 있다. 롯데월드타워점(1,300명)과 SK 워커힐면세점(900명)의 경우 현재 2200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에 다한 과제도 제기된다. 7월 신규 면세점 사업권 입찰 결과에 따르면 업체별 전략 및 경쟁력도 중요했으나 지역 균형 발전 명분에 적합한 용산과 여의도를 입지로 내세운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선정됐었다.

이번 심사 결과 신규 면세점은 남대문과 동대문에 오픈하게 되면서 명동 인근에서 편중돼 있었던 점은 완화됐으나 크게 보면 강북 쏠림 현상은 더 커지게 됐다. 기존 롯데 코엑스점을 제외하고는 강남 지역에 면세점은 전무하게 됐다.

최 연구원은 "이번 특허권 심사 결과는 업계에 사업 영속성 및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해결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며 "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사업의 영속성과 안정성이 보장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출입국자수 증가로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시장 확대와는 별개로 업체별 성과는 각 사의 제품 소싱 능력, 고객 유치 능력 등에 좌우될 것"이라면서 "신규 사업자가 추가되면서 단기적으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