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한국은행이 5개월째 기준금리를 연 1.5%로 묶었다. 한은은 12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올 3월과 6월 각각 0.25%포인트씩 떨어진 후 5개월째 현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한은은 "세계 경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변화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증대 등에 영향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며 금리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세계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다음달 단행될 가능성이 짙은 상황에서 우리가 금리를 내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의미다.미국 금리 인상 후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출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도 기준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624조8000억원으로 한달 동안 9조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이나 늘었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월간 최대 증가폭이다. 지난달 말 기업대출 잔액도 729조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역시 작년 4월 9조6000억원 이후 1년6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의 내수·소비 개선세가 지속되기 어려운 데다 중국 등 세계경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수출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리 한국은 지금 수준의 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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