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 유명 연예인의 결혼 소식에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아이를 낳아 국가에 공헌해 달라"고 말했다가 논란을 빚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8일 일본의 유명배우인 후쿠야마 마사하루(福山雅治)와 여배우 후키이시 카즈에(吹石一惠)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다음날 스가 장관은 "이 결혼을 계기로 어머니들이 '함께 아이를 낳고 싶다'는 형태로 국가에 공헌해 주면 좋겠다. 많이 (아이를) 낳아 달라"고 발언했다. 이 발언은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에 대한 부적절한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민주당 참의원 의원인 렌호(蓮舫)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스가 장관이 상식을 결여했다"고 비판했다. 일본 JNN뉴스도 스가 장관의 이 발언이 여성이 아이를 반드시 낳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또 아이를 낳는 것이 국가에 공헌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가 장관은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그는 "결혼이나 출산은 개인의 자유"라며 "인기 연예인 커플의 결혼으로 세상이 밝아지고 국민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불임 치료를 받는 것을 응원하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며 불임치료 지원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부부 10쌍 중 한 쌍이 불임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가정이 불임으로 고민하는 가운데 스가 장관의 발언이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베 정부에서 고위관료가 여성에 대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아베 1차 내각 관료였던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후생노동상은 "여성은 아이를 낳는 기계다. 한 사람 한 사람 분발해야 한다"고 말해 아베 정부 지지율 하락에 일조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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