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계, 온라인에서 손 뗀다

10월 중 서비스를 종료하는 NHN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게임 '에오스'

10월 중 서비스를 종료하는 NHN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게임 '에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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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시장 모바일에 점유율 뺏겨
인기 게임 장기 흥행 공고화
개발비와 개발시간 오래 걸리는 점
게임 업체들, 온라인 부분 유지하거나 축소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게임 업체들이 온라인에서 손을 떼고 있다. 모바일게임에 시장을 뺏기고 있을 뿐 아니라 기존 게임들이 워낙 공고해 신작들이 들어갈 틈이 없기 때문이다.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와 손자회사 아이오 엔터테인먼트를 합병해 온라인게임을 담당하는 자회사 '위메이드 아이오'를 설립할 계획이다.

위메이드 아이오는 위메이드의 온라인게임 '이카루스', '천룡기', '로스트사가' 등 3종의 온라인게임 서비스와 해외 진출에 관한 사업을 담당한다.

모회사 위메이드는 온라인 부분은 신설 자회에 맡기고 모바일에만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위메이드는 지난 4월에도 온라인 게임 '이카루스', '미르의 전설2', '미르의 전설3'의 국내 서비스를 와이디온라인에 맡긴 바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도 최근 잇따라 온라인게임 서비스를 종료하고 있다.

NHN엔터는 지난달 온라인게임 '아스타'를 시작으로 이달에는 '데빌리언'을, 다음달에는 '에오스'를 차례로 운영을 중단한다.

이에 NHN엔터가 운영하는 온라인게임은 '크리티카'와 '테라'밖에 남지 않았다. '테라'도 내년 1월 개발사 블루홀과 서비스 계약이 종료된다.

이처럼 게임 업체들이 온라인게임 부분을 축소하는 이유에는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점이 꼽힌다.

온라인게임은 전체 게임시장에서 여전히 50%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이지만, 모바일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시장을 뺏기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행한 2014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3년 온라인게임 시장은 19.6%가 줄어든 반면, 모바일게임 시장은 같은 기간 190.6%가 증가했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2014년에도 3%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년이 넘도록 온라인게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2년이 넘도록 온라인게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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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기존 온라인게임의 장기 흥행이 공고화되면서 신작이 끼어들어갈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해외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는 국내 PC방 점유율의 40%가량을 차지하면서 164주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리니지' 등 출시된 지 15년이 넘은 게임도 5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올해 출시한 온라인게임 중 20위권에 이름을 올린 게임은 넥슨의 '메이플스토리2'와 블리자드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밖에 없다.

최근 네오위즈가 야심차게 선보인 온라인게임 '에스커'도 배우 황정민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전방위적인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게임의 점유율은 40위권으로 떨어졌다.

또, 온라인게임은 개발기간이 모바일게임에 비해 길고, 그만큼 개발비용 많이 들어 게임 업체들에게는 리스크가 크다. '애스커'의 경우 개발기간 3년에 개발비만 200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게임 시장의 트렌드 주기가 짧다는 것도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는데 주저하는 원인이다. 이에 따라 개발 기간도 애초보다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스마일게이트는 중국에서 흥행한 온라인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차기작으로 2011년부터 '로스트아크'라는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는 아직 게임의 이용자 테스트(CBT)도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게임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시장이 침체되고 일부 게임이 장기 집권하면서 신작 온라인게임에 수백억원을 투자할 회사가 얼마나 되겠는가"라며 "단기간에 승부를 볼 수 있는 모바일게임에 다들 매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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