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대전) 정일웅 기자] 연구기관의 생색내기 식 특허출원이 ‘고비용 저효율’ 연구사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며 질타의 대상이 됐다.
17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RTI)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원(국과원) 및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기원) 산하 연구기관들을 대상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ERTI’의 특허출원 및 특허 사장(死藏) 건수가 도마 위에 올랐다.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호창 의원(새정치민주연합·경기도 의왕·과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과원 소속 24개 연구기관은 총 2만9864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이중 1만5400건(52%)의 특허를 포기했다.
연도별 현황에서 이들 연구기관의 특허 포기건수는 2010년 1891건에서 지난해 3593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2010년~2014년 사이 ‘ERTI’는 특허출원 총 8948건 중 8746건을 포기, 전체 연구기관 중 가장 높은 포기율(98%)을 기록했다. 또 화학연구원은 전체 1548건의 등록특허 중 1053건(68%)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국감에서 송 의원은 출연 연구기관들의 기술이전 비율이 저조한 점도 꼬집었다. 송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올해 6월까지 유·무상으로 이전된 기술(특허) 건수는 8902건으로 같은 기간 출원한 특허 2만9864건의 30%가량에 불과하다.
이는 10건 중 7건에 이르는 특허가 실용화되지 못하고 무의미하게 사라지고 있다는 송 의원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지난해 기준 24개 연구기관에 지원된 기술 연구비는 총 2조4316억원”이라는 그는 “반면 기술 연구를 통해 특허를 출원, 다시 기술 이전을 통해 기업으로부터 징수한 금액은 802억원에 그쳤다”며 “고비용의 예산과 시간을 투자해 얻은 특허의 절반 이상을 활용하지 않고 사장시키는 행태는 결과적으로 혈세를 낭비하는 꼴”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연구기관들의 특허관리는 성과를 내기 위한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며 “연구과제의 특성에 따라 특허관련 평가방식을 개선하고 내실 있는 성과를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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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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