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벤처, 운명의 그 순간] 32. 이근화 엠버저 대표
주먹 만한 크기의 스마트 센서로
온도·습도 측정하고 모니터링, 분석하는 서비스 제공
가스유출·안전사고 막는 센서·관제 시스템으로 확대
이근화 엠버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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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방범은 캡스, 방역은 세스코를 떠올리듯 공장ㆍ가정에서 환경을 측정할 때 엠버저가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이근화 대표(35)에게 엠버저는 3번째 회사다. 2007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2년 만에 회사를 나왔고, 2번째 직장에서는 기획 팀장으로 3년 가량 근무했다.
그는 본인이 생각한 방향과 회사의 방향이 같을 때 더 즐겁다고 느껴 2번째 창업에 나섰다. 2013년 8월 설립된 엠버저는 스마트 센서를 활용해 공장이나 농가 등에서 온도나 습도를 측정ㆍ관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먹만한 크기의 스마트 센서가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등을 측정, 이용자가 앱이나 PC를 통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서비스 한다.엠버저는 B2B 서비스를 주축으로 한다. 엠버저는 대형 식품회사의 낫토ㆍ두부 공장에 온도ㆍ습도 측정 시스템을 구축했고, 전주의 한 반도체 공장에서 화재 조기 감지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온도 변화 패턴을 파악해 범위를 벗어나거나 패턴과 다른 현상이 나타나면 알려준다.
가정용 스마트 온ㆍ습도계 '도도(dodo)'도 엠버저의 작품이다. 도도는 센서가 방의 온도, 습도, 조도를 측정ㆍ기록해 앱으로 보여준다. 주부들의 호응 덕분에 3개월만에 별다른 홍보 없이 1000개가 팔렸다.
이 대표는 기획 전문가답게 참신한 서비스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졸업하자마자 1번째 창업을 했을 때는 카세트 테이프나 CD를 MP3 파일로 변환해주는 서비스를 했는데 꽤나 수입이 괜찮았다고 했다. 두꺼운 책으로 제작했던 LG전자 신입사원 교육자료에 퀴즈 같은 콘텐츠를 포함한 플래시로 변환하는 작업도 그가 맡았다.
이 대표는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하는 일이 곧 사업이라 생각했는데 직접 회사를 경영해보니 아이디어는 아주 일부였다"며 "팀원이든 대표든 쉬운 일은 하나도 없지만 그래도 나에게 맞는건 창업이라 생각해 다시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엠버저가 비콘 기반의 스마트 센서를 만든 것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이 대표가 2번째로 창업한 회사는 2012년에 만든 '투비커스'였다. 해외에서 한국의 뷰티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던 시기에 뷰티 SNS를 운영했다. 그러다 비슷한 서비스를 계획하던 엠버저를 알게 됐고, 소프트웨어 기획, 앱 개발사였던 두 회사는 합병을 결정하면서 '사물인터넷'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사물인터넷은 우리가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도전이라는 삼박자의 조합이었다"며 "비콘 기술을 활용한 B2C 서비스는 이미 플레이어가 많고 산업에 필요한 서비스에 집중해 가정용ㆍ산업용 시제품을 생산해 어느 정도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엠버저는 무선 스마트 센서라는 하드웨어와 함께 관제 서비스에 주력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이나 작은 공장의 경우 직접 관제 시스템 구축이 어려워 엠버저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센서 종류를 늘려갈 계획이다. 산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질소나 프로판가스 감지 센서, 가정이나 학교에서 필요로하는 미세먼지 측정 센서 등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 대표는 "단기적으로 센서의 하드웨어 성능을 강화하고, 질소나 프로판가스를 감지하는 센서를 개발해 가스유출이나 안전사고 예방에 주력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B2B 서비스 외에도 가정이나 학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전국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해 사업 가치를 높여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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