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폐 커피분말로 전력 생산 성공
▲폐 커피분말로 전력을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제공=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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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커피를 다 마신 뒤 폐 분말로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 연구팀이 폐 커피분말(waste coffee ground)을 활용해 차세대 고온형 연료전지로 주목받고 있는 탄소연료전지를 구동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폐 커피분말의 재활용을 통해 환경보호는 물론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한 지역별 분산발전(distributed generation)의 에너지원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2014년 현재 세계 연간 커피 소비량은 880만 톤을 넘어섰다. 이 때문에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폐 커피분말의 활용도는 매우 낮다. 재활용된 경우에도 최종적으로 생성되는 폐기물 처리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폐 커피분말을 첨가제로 이용하거나 바이오연료로 개질(改質)하는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인데 일회적 사용 이후 생성되는 새로운 폐기물의 처리 문제, 개질 과정에서 손실되는 에너지 문제는 아직 극복 과제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친환경적이고 경제적 방식으로 폐 커피분말을 연료로 직접 사용해 우수한 성능으로 탄소연료전지의 전력 생산에 성공했다. 커피분말과 같은 바이오매스의 에너지원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기존 바이오매스 물질을 이용한 탄소연료전지 연구에서는 흔히 탄화 혹은 가스화 과정을 통해 개질된 연료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특별한 처리 없이 실험실에서 사용하고 남은 폐 커피분말을 3일 동안 자연 건조한 뒤 이를 연료로 사용했다.연구팀은 자연 건조한 폐 커피분말을 에틸렌 글라이콜(ethylene glycol)과 섞어 젤(gel) 상태로 만들고 이를 단전지에 올린 후 알루미나 반응기에 넣어 실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일반적으로 연료로 사용되는 카본블랙 등의 고품위 탄소원에 비해 성능이 88% 향상된 전력을 얻었다. 이는 탄소연료전지의 구동 중 폐 커피분말의 내부 개질에서 그 원인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카본블랙은 흑색의 미세한 가루 형태의 순수한 탄소입자로, 탄소연료전지의 성능을 파악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연료이다. 폐 커피분말을 전력 생산에 사용한 후에는 소량의 회분 밖에 남지 않았고 생성물은 주로 수증기와 고(高)순도 이산화탄소이기 때문에 탄소연료전지 기술이 폐 커피분말 활용에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GIST(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부 이재영 교수(교신저자·에틀(Ertl) 촉매 연구센터)가 주도하고 장한샘 박사과정생(제1저자)이 수행했다. 에너지·연료 분야 학술지인 Journal of Power Sources 8월 1일자 온라인판(논문명 : Direct power generation from waste coffee grounds in a biomass fuel cell)에 실렸다.
이재영 교수는 "이번 성과는 폐 커피분말을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활용한 지역별 소규모 분산전원 보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연간 커피 소비량(12만 톤·2014년)과 전기 소비량(4800kWh·2013년)으로 판단했을 때 폐 커피분말을 활용한 탄소연료전지 기술을 발전시키면 연간 약 3만5000여 가구 또는 연간 6000여 곳의 중소 규모 커피숍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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