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 논문 문장 10여군데 확인”…이 교수 “기존 연구 리뷰, 법적 대응 검토”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가 이준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를 상대로 표절 시비를 걸었다. 이 교수는 황당한 지적이라며 법적 대응을 심각하고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디어워치는 23일 연구진실성검증센터를 인용해 “이준구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스티글리츠, 펠드슈타인 등의 문헌에 있는 문장을 표절한 혐의가 있는 부위를 10여군데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워치는 연구진실성검증센터가 “이 교수의 주된 표절 기법은 인용부호(“”)를 삭제해 타인의 문장을 자신의 문장인 것처럼 사칭해서 쓰는 간접인용 형태의 ‘텍스트 표절’이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미디어워치 산하 부서로 출발해, 주로 진보인사들을 대상으로 논문 검증작업을 벌여왔다. 이 교수가 표절했다는 이 센터의 주장은 미디어워치만 기사로 내보냈다.
이준구 교수 홈페이지
원본보기 아이콘
이 교수는 24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어제 아침 연구진실성센터(이하‘센터)라고 자칭하는 곳에서 황당한 이메일 하나를 받았다”며 “첨부한 서류를 보니 논문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기존연구의 리뷰, 즉 리터러처 서베이(literature survey) 부분이 시비의 대상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부분에서는 자신의 연구주제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업적들을 정리해 소개하게 된다”며 “그런데 어떻게 표절 시비가 일어날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이어 “A라는 사람이 어떤 연구 결과를 냈고 어떤 주장을 했는지, B라는 사람은 어땠는지 설명하는 과정에서 남의 창작물을 도용하는 일이 어떻게 생길 수 있겠나?”라고 설명했다.
미디어워치의 보도에 대해 이 교수는 “이번에는 사회악을 제거한다는 입장에서 조금 귀찮더라도 법적 절차를 심각하게 고려해 보려고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번 변희재라는 사람이 내 논문 실적에 대해 거짓말로 내 명예를 실추시켰을 때 법적 절차를 밟을지 고민한 바 있는데 법조계에 있는 많은 제자들이 만류를 하기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며 “그러나 이번 경우는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쓴 논문 편수가 적다는 거짓말은 나를 조금 부끄럽게 만드는 효과를 가져왔을 것인데 이번 표절 시비는 학자로서의 나를 매장시킬 수 있는 임팩트의 거짓말을 한 것이기 때문에 명예훼손의 정도가 엄청나게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 트위터로 거짓말을 유포시킨 것이 아니라 미디어워치라는 인터넷매체를 통해 거짓말을 유포시킨 것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변희재 대표는 2011년 이 교수가 2001년 이후 전문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이 전문하다고 비판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