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상처도 흉터없이 치료한다

국내 연구팀, 상처 치유 효과 높아는 펩타이드 개발

▲CXXC5 단백질은 인간 섬유아세포에서 콜라겐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CXXC5 단백질은 인간 섬유아세포에서 콜라겐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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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큰 상처도 흉터 없이 빠르게 치유하는 물질이 개발됐다. 국내 연구팀이 상처 치유를 위한 신호전달체계(윈트신호전달체계)의 흐름을 막는 단백질(CXXC5)을 밝혀내고 이를 차단하면 상처 치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펩타이드를 개발했다.

일상에서 겪는 가벼운 상처는 물론 수술, 화상, 혹은 당뇨성 피부 궤양 등으로 발생하는 큰 상처들까지 흉터 없이 치료할 수 있는 상처 치료제 개발의 길이 열린 셈이다. 윈트 신호전달계가 피부 상처 치유와 콜라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그 동안의 연구들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이를 조절하는 인자가 무엇인지, 이 인자가 어떻게 상처 치유 과정에 관여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CXXC5가 윈트신호전달계를 구성하는 단백질인 Dishevelled에 결합함으로써 윈트신호전달계를 방해하고 상처치유와 콜라겐 형성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CXXC5-Dishevelled 결합을 막는 펩타이드(PTD-DBM)를 개발 한 뒤 인체세포와 쥐 실험을 통해 이 펩타이드가 상처 치유와 콜라겐 형성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냄을 확인했다.

Dishevelled는 윈트 신호전달계에서 세포 밖의 신호를 세포 안으로 매개해 전달체계를 활성화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말한다. 이 펩타이드는 기존에 연구팀이 상처치유효능을 확인한 윈트신호전달계 활성물질과 함께 처리하면 효과가 극대화되어 현재 이용되고 있는 상처 치유제보다 월등한 치유 속도를 나타냈다. 또 현재 상용화된 제품보다 우수한 효력을 보이면서도 생산 비용이 수십 배 낮아 큰 산업적 파급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최강열 교수팀이 주도하여 연세의대 피부과학교실 정기양 교수팀이 공동으로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학술지인 '저널 오브 익스페리멘털 메디신(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 온라인 판에 6월8일자(논문명 : The Dishevelled-binding protein CXXC5 negatively regulates cutaneous wound healing)에 실렸다.

최 교수는 "피부 상처 치유와 콜라겐 형성에 관련된 신개념의 펩타이드 치료제를 개발함으로써 앞으로 상처치료는 물론 다양한 피부 질환의 치료제로 사용 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피부재생 촉진제를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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