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한 안진규 사장. 그는 "과거의 고통을 견뎌낸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다시 새롭게 발돋움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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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국내외 조선업계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 임직원들은 지나간 과거의 고통을 견뎌낸 노력들이 헛되지 않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언제나 최초 최고의 수식어가 함께 해왔던 자랑스러운 모습들을 바탕으로 다시 새롭게 발돋움 하겠습니다."
지난 3월 한진중공업 조선부문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안진규 사장. 그는 '한진중공업 정상화'라는 막중한 과제를 안았다. 안 사장은 서울대 건축공학과 졸업 직후인 1978년 한진중공업에 입사했고, 이후 40여년 동안 조선 현장에서 근무한 전문경영인이다. 2006년 한진중공업의 해외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 건설 당시 현장소장을 맡아 조선소를 완공하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이후 영도조선소와 수빅조선소의 생산총괄담당 부사장, 4년간의 수빅조선소 사장 등을 역임하면서 국내외 조선소의 기술ㆍ생산 사령탑으로서 내실경영과 재도약 발판을 다져왔다. 이 때문에 조선업계 안팎에서는 안 사장을 현장뿐만 아니라 기획, 예산, 기술개발 부문의 요직을 두루 거쳐 조선소의 관리ㆍ생산ㆍ기술을 총괄ㆍ운영할 수 있는 통합인재형 최고경영자(CEO)로 평가하고 있다.40년 동안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안 사장의 자질이나 능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지난 4년간 수빅조선소를 이끌며 세계 10위의 글로벌 조선소로 키워낸 것도 바로 그다. 수빅조선소는 지난해까지 누적 수주량 100척, 누적 매출액 50억달러를 돌파하며 한진중공업의 주력 조선소로 자리잡았다. 반면 한진중공업의 국내법인인 영도조선소는 수주가뭄으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조업이 중단됐고 그 사이 정리해고 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수빅조선소 출신인 안 사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수빅조선소가 회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더 커졌음을 보여준다.
이에 안 사장은 수빅조선소를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의 핵심사업장으로 키우고 영도조선소는 고기술 특수목적선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그는 "수빅조선소를 극초대형 컨테이너선과 VLCC 같은 대형 상선 위주로, 영도조선소는 중소형 상선과 고기술ㆍ고부가가치 특수목적선 위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현장에서 단련된 노하우를 살려 불황 극복과 함께 향후 영도조선소 정상화와 수빅조선소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안 사장을 중심으로 최근 잇따라 선박 수주에 성공하며 글로벌 조선명가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나섰다. 수빅조선소는 올 들어 2만6000TEU 컨테이너선 3척과 1만1000TEU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영도조선소에서도 지난해 5000㎥급 LNG 벙커링선과 해군의 대형 수송함을 포함한 각종 특수선과 내빙 컨테이너선을 잇달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 들어서는 3만8000㎥급 액화석유가스ㆍ암모니아 운반선,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의 5200t급 실습선 등 다양한 선박을 수주하고 있다. 5년간 수주가 없던 한진은 2013년 8월 첫 수주 이후 지금까지 수빅 52척(수주액 37억달러), 영도 31척(수주액 16억6000만달러) 수주에 성공했다. 적어도 2017년까지 일할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300여명에 달했던 휴직자들도 올해 초 전원 일터로 돌아왔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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