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함 亞수출 둔화…수요·환율·무역·분업 '4중고' 탓

아시아 10개국 수출 둔화폭 커져…글로벌 밸류 체인 약화 등 구조적 요인 영향

(자료:한국금융연구원)아시아 국가별 수출증가율

(자료:한국금융연구원)아시아 국가별 수출증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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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였다. 중국, 대만,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0개국 모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출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선진국 수요 감소, 환율 절상, 국제 분업구조 약화, 보호무역주의 '4중고' 탓에 아시아 10개국 모두 수출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국제금융센터는 '아시아지역의 수출둔화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아시아 10개국의 수출 증가율이 떨어지는 원인을 정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수출증가율은 2003~2008년까지 29.5%에 달했지만 2012~2015.3월 사이 7.7%로 꺾였다. 인도(27.6→0.9%), 한국(18.9→0.9%), 홍콩(11.3→3.5%), 대만(13.1→0.4%)도 마찬가지다. 품목별로는 광물성연료가 37%, 화학공업제품이 9%, 제조제품이 4%씩 감소했다.

수출 감소의 이유로는 우선 선진국 수요감소를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만해도 2.4%였던 선진국의 실질 내수성장률은 위기 이후 1.0%로 줄었다. 아시아 전체 수출 63% 비중인 역내지역 경기둔화도 수출부진의 원인이 됐다.

환율도 문제다. 아시아 지역 실질실효환율은 올해 2월중 110으로 2009년 1월보다 10.4% 절상됐다. 반면 신흥유럽과 라틴아메리카는 같은 기간 8%와 7.7%로 절하됐다. 아시아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더 이상 먹히지 않게 된 것이다. 또 금융권 디레버리징 압력이 여신 축소로 이어져 무역금융이 준 것도 원인으로 지목했다. '국제 분업 구조'도 깨졌다. 금융위기 이전엔 선진국은 소비,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가 짜였고, 신흥국은 수출, 제조업 투자로 경제구조가 만들어졌다. '중간재' 교역도 이 때문에 확대될 수 있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이 경제회복을 위해 제조업을 살리고 신흥국에서는 서비스업 육성과 내수확대 전략을 추진하면서 국제분업구조가 무의미해졌다. 이에 따라 선진국 경기와 아시아 수출간 상관계수는 위기 전 0.9에서 위기 후 -0.1까지 떨어졌다.

이외에도 경기둔화로 보호무역이 강화된 것 역시 요인 중 하나로 봤다. BNP파리바는 "미국 역기회복에도 아시아 수출이 둔화되는 건 선진국 경기와 아시아 수출 간의 연계성이 약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우리나라의 수출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핵심기술 강화, 신제품 개발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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