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바이오시밀러 열풍으로 신약, 진단 등 레드 바이오 분야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제노포커스는 화이트 바이오 분야에서 새로운 성공모델을 만들고 있다. 화이트 바이오는 산업 생산 공정에 효소 및 미생물을 이용하는 기술이다.
김 대표가 화이트 바이오 한 우물만 파겠다고 결심한 데는 이유가 있다. 2000년 창업 초기 대기업 주문으로 각종 백신, 항체 효소를 개발하며 기술기반을 다졌다. 김 대표는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이 적지 않아 (기업 존속을 위해) 캐시카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때부터 매출이 의미있게 나오는 효소 제품 위주로 사업방향을 전환하겠다고 결심했다.
제노포커스는 2008년 맞춤형 효소 개발 원천기술 기업으로 새출발했다. 김 대표가 사업에 뛰어들 당시 효소를 맞춤형으로 만들어서 서비스하는 분야에는 강자들이 즐비했다. 약 4조원 규모에 이르는 전세계 산업용 효소시장은 노보자임, 듀폰, DSM 등 글로벌 3사가 70%를 과점하고 있다. 제노포커스의 핵심 효소 제품은 락타아제와 카탈라아제ㆍ라파아제 등 3가지다. 제노포커스는 모유에 포함된 면역 증강 물질인 갈락토올리고당(GOS)을 만드는 락타아제 효소를 수년 전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성공했다.
한 발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젠 남들보다 앞서있다. 김 대표는 "미국 제네코가 최근 듀폰에 인수되면서 맞춤형 효소 생산 기업 가운데 연구개발부터 생산과정까지 전체 생산 라인까지 갖춘 곳은 거의 없다"면서 "연말께 대전 공장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비용 효율화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 대표는 올해 실적 가이던스로 매출액 100억 영업이익, 순이익 2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 29일 상장돼 거래를 시작한 제노포커스 주가는 첫날부터 가격제한폭(15%)까지 오른 2만5300원에 마감하는 등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