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일 중견기업연구원 원장이 7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ㆍ중소기업을 규모 기준으로 단순 분류하는 규모의존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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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중견기업들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중견기업연구원이 7일 공식 출범했다. 연구원은 개원과 함께 첫 일성으로 대ㆍ중소기업을 규모 기준으로 단순 분류해 규제 또는 지원하는 정부의 '규모의존'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승일 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개원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기업에 대한 규제를 결정해야 하는데 단순하게 기업의 규모 중심으로 규제와 지원을 결정하다보니 오히려 성장을 기피하는 소위 '피터팬 증후군' 같은 부작용이 생겼다"고 말했다.규모 의존 정책(size-dependent policy)이란 상시근로자수ㆍ자본금ㆍ매출액 등 기업의 외형적인 규모를 기준으로 대기업ㆍ중견기업ㆍ중소기업을 분류해 기업 활동을 차별적으로 규제하거나 지원하는 정부 정책을 의미한다.
김 원장은 "(매출 등에 따른)숫자로 기업 크기를 나누는 것이 일견 객관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면서 "수급사업자여서 독과점 여지가 없는 기업도 원사업자로서 권리를 남용하는 기업처럼 규제받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에 단순한 규모기준이 아니라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평가를 통해 기업에 대한 규제와 지원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조업ㆍ비제조업 등 업종별로 매출액 400억~1500억원 범위의 기업이나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 중견기업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 같은 기준에 의해 성장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분류될 경우 조세, 금융, R&Dㆍ정보화, 인력, 수출ㆍ판로 등의 부문에 있어서 약 80개의 정부지원이 배제 또는 축소되고 약 20개의 규제가 추가된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규제를 받지 않고 지원을 받기 위해 회사의 규모 등을 틀에 맞추려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일부 중소기업들의 경우 직원을 고용하지 않거나, 회사를 쪼개 주식을 차명보유 하는 등 중견기업으로 분류되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은 "부처별로 독립성 있는 위원회 등을 구성해 정부사업의 지원 범위 등을 결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하면 매출 기준은 없애도 된다"며 "지원사업의 특성에 맞춰 고용 증가율, 연봉 수준, 성장세 등 다양한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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