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 1일 용꿈꾸는작은도서관에서 ‘시 창작교실’ 수료식 개최... 20명의 수강생들이 직접 지은 시 묶어 문집 발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제 가슴 한 편에 불씨가 남아 있는지 몰랐어요. 최영미 시인을 관악구에서 만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신림동에 살고 있는 박이정(43) 씨의 말이다. 초등학생인 딸을 데리고 매주 금요일 용꿈꾸는작은도서관에서 열린 ‘시 창작교실’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살아 숨쉬는 시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나 행복하다는 박 씨를 포함해 20명의 주민이 ‘시 창작교실’의 모든 과정을 마쳤다.
관악구(구청장 유종필)가 1일 청사 1층 용꿈꾸는작은도서관에서 ‘최영미 시인과 함께하는 시 창작교실’ 수료식을 가졌다.
‘시 창작교실’은 ‘G7 찾아가는 인문학 대중화’ 사업 일환으로 진행되는 인문학 강좌다.
최영미 시인 시 창작교실 수업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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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찾아가는 인문학 대중화’는 관악(Gwanak)의 약자 알파벳 G와 인문학 분야인 문학, 역사, 철학, 예술 등 행운의 숫자 7을 합쳐 일곱 빛깔 인문학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지역전체를 인문학으로 물들이기 위한 사업이다.구가 1994년 첫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를 펴 낸 이후 20여 년간 시, 소설, 에세이를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영미 시인과 함께 하는 ‘시 창작교실’을 마련한 것.
‘시 창작교실’은 지난 3월부터 매주 금요일 용꿈꾸는작은도서관에서 두 달간 열렸다.
수업은 매주 ‘시와 산문’, ‘사랑과 슬픔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들’, ‘여성 시인들의 등장’ 등 특정 주제의 이론 수업과 수강생들의 자작시 낭독, 시인의 평가로 진행됐다.
특히 지난 1일 마지막 수업은 수강생들이 직접 자신의 시를 낭독하는 시간에 이어 수료증 수여식, 수강생들의 자작시를 묶어 만든 문집 ‘우리들의 시’를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문집은 용꿈꾸는작은도서관에 비치해 주민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수료식에 참석한 정성호(65) 씨는 “내 인생에서 지난 8주간이 설렘이 가장 가득한 금요일 오후 7시였다”면서 “자유로운 영혼의 맛이 느껴지는 행복한 시의 밥을 먹었다”고 말했다.
관악산시(詩)도서관의 명예관장이기도 한 최영미 시인은 “시 창작교실에 참여한 수강생들의 열정에 놀랐다”면서 “열 살 딸을 데리고 함께 수업을 들은 젊은 엄마, 자신이 쓴 시를 수줍게 낭독하던 팔순 할아버지까지 20명의 수강생 덕분에 행복했다”고 말했다.
유종필 관악구청장과 시 창작교실 수료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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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구는 2011년 전국 최초로 관악산 입구 광장에 ‘관악산시(詩)도서관’을 조성했다. 한국시, 동양시, 서양시, 동시 등 총 4800여 권이 구비돼 있으며 봄·가을에는 시낭송회도 열어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주민들을 위한 시 창작교실을 이끌어 준 최영미 시인에게 고맙다”며 “앞으로도 모든 삶의 행복 조건이 되는 인문학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올려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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