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밝혀내
▲마이크로채널 내부를 흐르는 전류.[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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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액체에서의 전류 흐름 현상을 규명해 초고전력의 나노막 전기화학 장치를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성과로 사물인터넷(IoT)의 근간이 되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음용수 생산에 필수적인 담수화 장치의 전기효율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노막 전기화학 장치란 머리카락 두께의 100분의1 이하의 구멍을 갖는 얇은 막에 전기를 인가해 전기화학 반응을 유도하는 장치로 전기를 생산하는 배터리나 전기를 소모하는 담수화 장치 등이 있다.연구팀은 액체의 흐름을 관측할 수 있는 나노유체역학장치를 이용해 액체를 통해 흐르는 전기가 액체 내부뿐만 아니라 대부분 고체 표면을 따라 흐르는 현상을 규명했다. 이런 결과는 액체 내 전기흐름을 다루는 장치에서 액체와 접촉하는 고체 표면적을 증가시킴으로써 장치의 전기적 효율이 크게 증가하는 메커니즘으로 응용될 수 있다. 나노유체역학 장치는 나노막이 포함된 초소형 장치에서의 액체의 흐름을 관측할 수 있는 장치를 말한다.
액체에서 전류흐름의 원리를 보면 액체가 흐르며 고체에 접촉할 때에 액체와 고체가 닿는 계면에 얇은(나노미터 수준) 전기 이중층이 형성된다. 이 때 전류는 액체로 흐르는 것과 전기 이중층 내부로 흐르는 것으로 구분된다. 센티미터 이상의 일반적 크기에서는 발생하는 전기 이중층은 두께가 매우 얇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대부분 액체로 흐르는 것으로 보인다. 학자들은 전기 이중층 내부를 통해 흐르는 전류의 세기에 주목해 왔는데 그 전류량과 강도에 대한 실험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
연구팀은 나노유체역학 장치를 효율적으로 제작해 계면을 따라서 전기 이중층 내부로 흐르는 전류량이 액체 중심을 통과하는 전류량보다 지배적이라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액체를 통한 전류의 새로운 통로를 규명한 것이다.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김성재 교수가 주도하고 전기정보, 신소재, 화공, 기계 등 다학제간 협업으로 수행됐다.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3월 16일 온라인 판(논문명: Experimental verification of Overlimiting Current by Surface Conduction and Electro-osmotic Flow in Microchannels)에 실렸다.
김성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기가 잘 통하는 액체도 나노구조물 내에서는 반도체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전기를 생산하는 배터리나 전기를 소모하는 담수화 장치 등의 전기적 효율을 크게 향상 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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