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의 계절, 심장 혈관 살리는 운동법

가슴이 답답하고 현기증 느껴지면 즉시 운동 강도 낮추고 진료받아야

[아시아경제 박승규 기자] 바야흐로 마라톤의 계절이다. 프로 마라토너들이 출전하는 국제대회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참여하는 크고 작은 마라톤 대회들이 봄날을 맞아 봇물 터지듯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의 초기 단계에 노출되기 쉬운 4050 세대들이 건강 관리를 위해 마라톤을 시작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마라톤의 계절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오랜 기간 단련된 마라토너의 심장은 용적이 크고 수축력과 수용력이 좋아 일반인보다 훨씬 더 많은 혈액을 신체 곳곳에 보낼 수 있어서, 42.195km 에 이르는 긴 구간도 무리 없이 완주해낸다. 그러나 일반인의 경우, 본인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갑자기 마라톤과 같은 무리한 운동을 하게 되면 심장과 혈관에 큰 부담을 가중시키게 된다. 만약 고혈압과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가 있을 경우라면 심장과 혈관의 부담이 급성심근경색, 협심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심혈관 질환은 오랜 시간 서서히 진행되다 돌연사를 유발하기 쉬워 많은 이들을 죽음의 공포에 몰아넣지만, 평소에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생활습관을 적절하게 바꾸고 유지한다면 쉽게 예방 가능한 질환이라는 점에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승우 교수는 “심혈관은 산소와 영양분을 각 기관에 전달하는 핵심 기관으로, 심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마치 도미노처럼 다른 신체 기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건강의 근간이 흔들리게 되므로 예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심혈관 질환이 있는 이들을 위한 운동 상의 주의사항과 더불어,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주지 않는 운동방안에 대해 점검해 보자.심혈관 질환 환자의 운동 시 주의사항

1. 차가운 공기 피하고 조깅으로 혈압 떨어뜨려야
신체가 차가운 외부 공기에 갑자기 노출되면 피부의 온도가 낮아질 뿐만 아니라 들이마신 차가운 공기가 혈관을 수축하게 만들어 혈압이 급증하게 된다. 혈액을 짜내야 하는 심장에도 부하가 걸려, 심근경색이나 협심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같은 위험을 피하려면 서늘한 날씨엔 보온이 잘 되는 옷을 갖춰 입고, 충분히 준비 운동을 실시해야 한다.

동맥경화증 환자의 경우 무산소 운동에 의해 혈압이 상승하므로,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특히, 걷기나 가벼운 조깅처럼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일정한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테니스ㆍ배드민턴처럼 강도가 일정하지 않고 오래 지속할 수 없는 무산소 운동은 관절이나 심장에 무리를 주기 쉬워 혈압이 상승하고, 혈관 속 콜레스테롤이 파열돼 혈관을 막으면서 급성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조깅과 같이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좋다.

2.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 강도를 낮춰야
운동 중에는 누구나 혈압이 증가하지만, 고혈압 환자가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할 경우, 확장기 혈압이 증가함에 따라 수축기 혈압도 160mmHg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그러므로 다음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운동강도를 낮추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가슴이 답답할 때
- 호흡이 곤란해 질 때
- 가슴에 통증이 오거나 통증이 목, 어깨 혹은 등쪽으로 뻗칠 때
- 심장 박동이 지나치게 빨라지거나 불규칙하게 느껴질 때
- 어지럽거나 속이 좋지 않다고 느껴질 때

3. 매일 꾸준한 실천 계획 ‘심혈관 관리’ 전략 필요해
심혈관계 건강을 고려했을 때, 운동은 일주일에 3일, 하루 30분 내지 1시간 정도로 실시하는 것이 적절하다. 운동이 심혈관계에 주는 자극은 2~3일 정도 지속되므로 3일 이하의 운동은 효과가 별로 없으며, 5일 이상의 운동은 근골격계의 상해를 유발해 피로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라토너가 구간 별로 자신에게 딱 맞는 전략을 세우듯, 심혈관 질환의 관리를 위해서도 나이와 건강상태에 따라 오랫동안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심혈관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계획은 무리하지 않고 구체적일수록 실현 가능성이 더 높으므로, 식생활 개선 및 규칙적인 운동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매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

식생활 개선과 운동 외에도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은 매일 실천할 수 있는 간편한 방법 중 하나다. 복합적 심혈관질환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저용량 아스피린을 하루 한 알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관상동맥의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승우 교수는 “저용량 아스피린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비만, 당뇨 등 심혈관 질환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에게 예방 효과가 있다.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 및 건강 상태에 대해 전문가와의 상담을 한 후, 저용량 아스피린을 매일 하루 한 알씩 복용하면, 심혈관 관리에 도움이 된다. ”고 조언했다.



박승규 기자 mai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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