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시장경제친화도 47개국 중 26위…中·베트남보다 낮아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국의 시장경제친화도가 주요 47개국 중 26위로 중국, 베트남보다 낮으며 국민의 시장친화수준은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는 7일 자유경제원이 '국민들의 경제인식에 대한 국제비교'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송교수는 세계 각국에서 1000여명의 개인을 대상으로 매년 조사하는 세계가치관조사(WVS)의 최근 조사 결과에서 경제인식과 관련된 항목을 별도로 분석했다.송 교수에 따르면 47개국의 시장경제성향지수(10점 만점 기준)의 평균은 6.04점이었다. 시장경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1위·6.86)이 1위를 차지했고 트리니다드 토바고(2위·6.79), 가나(3위·6.77), 에티오피아(4위·6.68), 인도네시아(5위·6.55), 베트남(6위·6.53) 등이 상위에 올랐다.

한국은 전체 평균보다 낮은 5.94점으로 47개국 중 26위였다. 한국은 모로코(43위·5.53), 이집트(20위·6.12), 조지아(21위·6.09), 요르단(11위·6.36)과 함께 정부의 복지책임을 강하게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의 시장친화수준을 나타내는 '시장친화국민비율'에서 우리나라는 0.03점(6점 만점 기준)으로 47개국 중 45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미국과 스웨덴(0.30)이 공동 1위, 에티오피아(0.25), 베트남(0.20), 호주(0.19)등이 상위권이었으며 일본(13위·0.11), 독일(21위·0.09), 중국(24위·0.07), 인도(29위·0.07) 등도 우리보다 순위가 높았다. 송 교수는 "한 국가의 제도가 잘 설계돼 있어도 국민들의 인식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 그 경제제도가 성공할 수 없다"면서 "국민 경제인식의 국제비교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 위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시장경제 토대 위에 경제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반시장인식의 개선 등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상겸 단국대 교수는 "국민인식이 높다면 반시장적 제도가 도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할 수도 있으며 마찬가지로 반시장적 제도가 도입되었다는 것은 시장경제에 대한 국민인식 수준이 그만큼 높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김진영 건국대 교수는 "과거 '정경유착'으로 표현돼 오던 제반 현상, 이를테면 시장의 강자와 정부의 결탁, 정부의 지대추구 행위 등을 극복하는 것이 규제 개혁과 함께 현 시점의 우리나라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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