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 물방울…찰나 단백질 움직임 실시간으로 본다

국내 연구팀, 관련 기법 개발…신약 개발에 도움될 듯

▲단백질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사진제공=미래부]

▲단백질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사진제공=미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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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찰나에 발생하는 단백질의 빠른 움직임을 분석하는 기법이 개발됐다. 융합 물방울을 만들어 생화학 반응을 초고속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단백질이 들어있는 물방울과 산성 용액이든 물방울을 빠른 속도로 충돌시켜 이른바 융합 물방울(A-B)을 만들어냈다. 융합 물방울 속에서 단백질은 산성용액과 만나 화학반응(단백질 펼쳐짐 현상)을 일으키는데 이때 융합 물방울이 이동하는 거리를 조절하며 생화학 반응을 초고속으로 관찰하는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이를 통해 기존의 방법으로는 관측하기 어려웠던 단백질의 구조가 펼쳐지면서 초고속으로 발생하는 수소와 중수소의 교환 현상(hydrogen/deuterium exchange)이 진행되는 반응 역학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작은 물방울에서 생화학 반응 속도가 기존 큰 용량의 반응용액에서 측정한 결과에 비해 약 1000배 정도 빨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 마이크로초 대의 초고속 분자 반응 역학을 질량 분석기법으로 측정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세포 내에서의 반응에 가까운 현상을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이 개발한 질량 분석법은 작은 세포 내 단백질의 반응을 비롯한 생명현상을 실제에 가깝게 연구할 수 있기 때문에 세포생물학의 기본적인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생명현상 원리에 대한 새로운 단서를 찾는데 기여하고 신약 후보 물질의 빠른 검증으로 신약 개발 분야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식물노화·수명연구단(단장 남홍길)이 개발했다.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IF 9.809)4) 3월 16일자 온라인판(논문명: Microdroplet fusion mass spectrometry for fast reaction kinetics)에 실렸다. 제1저자는 이재규 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연구위원이다.

남홍길 단장은 "이번 연구는 생화학 반응 역학을 관찰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방법으로는 보기 어려웠던 초고속의 단백질 활동을 알아내는 것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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