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에 등 돌린 소비자…시장점유율 '곤두박질'

'카스 냄새 논란'·'클라우드의 등장'이 점유율 끌어 내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국내 1등 맥주 카스에 '경고등'이 켜졌다.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하락,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

한때 카스는 직장인은 물론 2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이라는 폭탄주 수식어까지 만들어 냈지만, 최근에는 '하이슬(뉴하이트+참이슬)', '구름처럼(클라우드+처음처럼)' 등으로 트렌드가 확산되며 왕좌 수성이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카스)가 하이트진로 (뉴하이트)와 롯데주류(클라우드)의 공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A편의점 본사가 집계한 지난해 맥주 시장점유율은 카스가 74.6%로 전년 대비 6.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뉴하이트는 18.9%로 0.2%포인트 상승했고, 지난해 4월 출시된 클라우드가 6.5%를 기록했다. 클라우드가 카스의 시장점유율을 뺏은 것이다. 또 다른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점유율도 이 수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과 1년 새 카스의 시장점유율이 곤두박질친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카스 냄새 논란'과 '클라우드의 등장'이라고 분석했다. 카스는 지난해 8월 냄새 논란을 빚으며 시장점유율이 5%포인트 가량 추락했다. 카스에서 나는 냄새의 원인은 인체에 무해한 산화취인 것으로 판명났지만 무너진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생 세력으로 등장한 클라우드도 강력한 라이벌로 성장했다. 출시 당시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속에서 전망이 밝지 않았지만 '고급스럽고 맛있는 맥주'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시장에 조기 안착했다. 카스의 냄새 논란으로 빈자리를 채우며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클라우드는 출시 9개월 만에 1억병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이유로 거론되는 것은 영업력 약화다. 국내 주류시장에서 영업력은 시장점유율과 직결된다. 장인수 오비맥주 부회장이 부사장 시설부터 도매상을 중심으로 영업 네트워크를 강화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25일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AB인베브 부사장 출신인 프레데리코 프레이레 사장은 영업보다는 조직 쇄신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이날로 취임 100일을 맞았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영업보다는 조직 쇄신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최근 도매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힘이 예전만 못 하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하이트진로가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지난해 말 증설 작업을 마무리한 롯데주류가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