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는 '부정맥'의 새로운 치료법이 국내 도입 3년만에 해외학회에서 안전성과 효과를 인정받았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온영근·흉부외과 정동섭 교수팀은 최근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51회 미국 흉부외과 연례 학회에서 국내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 결과를 발표했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는 기존의 내과적 치료에 외과적 수술을 더한 방법이다. 흉강경을 몸속으로 집어넣어 심장이 뛰고 있는 상태에서 부정맥을 일으키는 부위를 찾아 고주파로 절제한다. 예전에는 심장을 멈춘 채 가슴을 열고 직접 눈으로 보면서 수술을 해야 했다.
이후 환자상태를 평가한 뒤 부정맥이 남아있을시 순환기내과에서 심장 안쪽으로 가느다란 관을 밀어 넣어 이상부위에 고주파를 쏘면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가 마무리된다.
교수팀은 지난 2012년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 치료법을 성공한 뒤 지금까지 150명의 환자를 같은 방법으로 치료했다. 교수팀에 따르면 이들 환자의 평균 연령은 54세로 심방세동 부정맥으로 고생 한지 51개월가량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 심방세동 환자가 54명(68.3%)으로 10명 중 7명꼴로 가장 많았고, 저항성 심방세동 17명(21.5%), 발작성 심방세동 8명(10.1%) 순이었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경우가 22명(28%), 뇌졸중이 발생했던 경우도 10명(13%)에 달했다.
그동안 만성 심방세동 환자에게 주로 적용해왔던 내과적 단일 치료법의 정상 박동 유지율이 55%~70%대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향후 다른 심혈관계 복합질환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하이브리드 치료법을 적용했을 때 치료효과는 고무적으로 나타났다. 치료 후 12개월 동안 정상박동을 유지한 환자는 93.7%에 달했고, 24개월 평균은 92.6%에 달했다.
가장 중요한 환자의 중장기적 안전성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사망사례가 단 한 차례도 보고되지 않았고, 치료 도중 심폐우회술이 필요한 응급상황이 발생했던 적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직까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은 부분은 치료 후 일부 환자에서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이 나타나는 경우다. 이번 발표에서도 2명의 환자가 서맥으로 인해 페이스메이커를 몸속에 심은 것으로 보고됐다.
온영근·정동섭 교수팀은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법이 150례를 달성하면서 안전성과 효과성 양측 모두 해외학회에 발표할 수 있을 정도로 인정받았다”며 “앞으로 연구를 통해 치료법을 보완해 부정맥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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